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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도 몰랐던 내가 '영어 도사' 다 됐어요"

2011/11/16 03:12:05

◇몰입식 학습…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 잡혀

마닐라국제공항에서 30분쯤 차량으로 이동해 클래스온에 도착한 것은 지난 10월 27일 늦은 밤. 학생들이 모두 단잠에 빠져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환하게 불을 밝힌 교실에서 아이들은 네 명씩 한 그룹을 이뤄 책과 씨름을 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부분에서는 '까르르' 웃음보를 터뜨리다가도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진지한 모습으로 책에 빠져들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그때그때 원어민 선생님에게 질문을 던졌다. 책을 읽고 스스로 단어 정리를 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내려 가며 자유로운 토론을 하는 이 시간은 '이브닝 클래스'. 시작 시간은 저녁 식사 후 오후 7시로 정해져 있지만, 종료 시간은 따로 없다. 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계속되다 보니 보통 서너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조민우(서울 가동초 5년)군은 클래스온에서 '영어 도사'로 통한다. 하지만 작년 10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알파벳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비법은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 매일 단어를 80개 이상 외운다는 조군은 "처음엔 힘들었는데, 단어 외우는 방법을 터득하고 나니 식은 죽 먹기"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조군은 슬렙(SLEP)에서도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 슬렙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국가의 중고생이 영어권 수업을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지 측정하는 시험. 처음 20점 초반대였던 조군의 성적은 50점 후반대로 크게 올랐다. 슬렙은 67점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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