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0 17:40:40
16:00 재활실로 들어간 민호는 누구보다 밝게 선생님과 인사했다. 민호가 받는 훈련은 걸음걸이를 교정하기 위한 운동이 주를 이룬다. 민호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팔다리 근육이 마비돼 왼발로만 걷는 습관이 있다. 의식하지 않으면 왼손은 몸쪽으로 오그라들고 손가락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재활 선생님이 이를 지적하자, 민호는 서둘러 손 모양을 고치며 멋쩍게 말했다. “이렇게 멍하니 있다가 손 모양이 부자연스러워지면 친구들이 장애인이라고 놀려요.”
이날 치료의 마지막 단계는 걷기 훈련이었다. 선생님은 민호에게 “재활실 한쪽 끝에서 맞은편 끝까지 걸어보라”고 말하고 자리를 비웠다. 장난기가 발동한 민호는 자기가 편한 대로 빨리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선생님이 자길 부르는 소리에 균형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 “선생님 때문에 놀라서 그런 건 아니고요.(웃음) 걷고 있을 때 친구들이나 엄마가 갑자기 절 부르면 실제로 잘 넘어져요. 근육이 약해 ‘브레이크’가 잘 안 걸리거든요.”
19:00 드디어 세 시간여의 치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내내 민호의 책가방을 안고 기다리던 엄마가 재활실 밖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이미 해거름이 지난 7시였다. 엄마는 “이렇게 집에 가면 9시를 훌쩍 넘긴다”며 “온종일 치료에 투자하다 보니 공부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고 말했다.
손을 맞잡고 병원 밖으로 나온 모자(母子)는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민호는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지탱할 곳을 찾아 몸을 벽에 바짝 붙였다. 난간이 없어 엄마 손을 붙잡아야 했다. “특히 내려갈 때가 더 불편해요. 난간이 있어도 저처럼 난간을 붙잡고 올라오는 어르신이 비켜주지 않아 난감할 때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