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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확 달라진 아빠 모습 기대하렴"

2011/11/08 16:07:39

◇“내 교육철학 옳은지 확인하고 싶어 참석”
해거름을 한참 넘긴 오후 7시, 행현초등 강당에 정장 차림의 아버지가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교육 문제 때문에 아내와 자주 승강이를 벌인다”는 박병길 씨(44세·서울 성동구)는 이날 회사를 나서자마자 학교를 찾았다. “아내는 종종 ‘성적을 유지하려면 학원에 가야 한다’며 아이를 다그치곤 합니다. 그럴 때면 전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자’고 맞서죠. 좋은 성적보다 올바른 품성과 행복이 아이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교육철학이 옳은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에 참석했습니다.”

원정환 행현초등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이 끝나자,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됐다. 이날 멘토(mentor·조언자)로 나선 이는 박재원 비상공부연구소장. 박 소장이 마이크를 쥐자, 아버지들은 미리 준비해 온 필기구와 노트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날 강의의 첫 번째 주제는 ‘꿈’이었다. “여러분의 자녀에겐 꿈이 있을까요? 물론 있겠죠. 아이들은 미래를 살아야 합니다. 케케묵은 틀에 아이들을 가두려고 해선 안 됩니다. 쉽지 않다면 여러분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세요. 꿈도, 목표도, 개성도 없이 살아오지 않았나요? 그런 삶으로 또다시 아이들을 몰아넣지 마십시오.”  

박 소장은 다양한 기사와 뇌과학 연구·통계 자료 등을 제시하며 꿈과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버지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에 집중했다. 뒷자리에 앉은 몇몇 아버지들은 앞사람 머리에 가려 자료 화면이 보이지 않자, 교실 뒤 의자가 없는 공간에 서서 강의를 듣기도 했다. 이날 강의는 당초 예정 시간인 두 시간을 30여 분 넘기고서야 끝이 났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뜬 사람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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