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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직업, 저런 전공] ▶ 임업연구관

2011/11/08 17:39:20

◇나무 멋지게 키우려면 ‘솎아베기’가 필수

배 박사의 직업은 정확히 말해 ‘임업연구관’이다. 그 중에서도 그가 주로 맡고 있는 업무는 ‘숲 가꾸기’. 활동 무대는 비무장지대(DMZ) 이남부터 제주도까지다. 그는 전국 숲에서 자라나는 나무들의 정보가 빼곡히 담긴 컴퓨터 파일을 열어 보이며 말했다.

“저희는 해마다 연구 계획을 세우고 활동에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올해 전국의 ‘소나무’를 조사·연구하기로 결정했다면 △우선 항공사진 등을 활용해 어떤 지역에 어떤 숲이 있는지 파악하고 △해당 숲을 맡고 있는 국유림 관리소 등에 연락을 취해 미리 정보를 받은 다음 △직접 찾아가 조사하죠. 새벽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하염없이 숲에 머물 때도 많아요. (웃음) 그렇게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는 국가가 펼치는 숲 가꾸기 정책에 반영되지요.”

하지만 지금처럼 숲 가꾸기 정책이 시행된 건 불과 30년 정도밖에 안 된다. 이전까지는 사람들이 땔감으로 쓰기 위해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가 황폐해진 숲에 무조건 나무를 많이 심고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식(式)의 정책이 전부였다. 이후 사람들이 나무 대신 석탄·석유·가스 등을 사용하고, 활발한 나무 심기 정책으로 숲이 웬만큼 울창해지면서 ‘숲 가꾸기’의 필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그는 “숲 가꾸기의 핵심은 ‘솎아베기’”라고 설명했다. “나무를 가꿀 때 솎아베기는 무척 중요합니다. 솎아베는 과정 없인 튼튼하고 좋은 목재가 될 수 없거든요. 저희는 보통 종자(씨앗)를 심은 다음, 80년 정도까지 관리합니다. 미래목이 결정되는 건 20년 정도예요. 이때부터 60년간 3회 이상 솎아내기의 과정을 거칩니다. 일반적으로 1헥타르(㏊)당 나무 3000그루를 심는데 마지막에 남는 건 400그루 정도예요. 나무도 평균 수명이 있느냐고요? 물론이죠. 보통 나무는 200~300년이면 수명을 다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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