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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사태 1주기 특집] '음악 치료' 받는 연평도 어린이들을 만나다

2011/11/03 17:07:21

◇거리 곳곳엔 여전히 ‘그날'의 흔적이

1일 오전 8시,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대기실.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 5명이 연평도행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주 화요일 진행되는 연평초등 음악 수업에 가기 위해서다. 지난주엔 수업이 없었다. 파도가 높아 배가 뜨지 않은 탓이다. 김상돈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팀장은 “날씨만 허락한다면 좀 더 자주 찾고 싶은데 여의치 않아 아쉽다”며 “2주 만의 수업인데 아이들이 지난 수업 때 배운 내용을 잘 복습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2시간여 달린 배가 일행을 연평도에 내려놓았다. 학교로 가는 길 곳곳엔 1년 전 포격으로 손상된 건물이 공사를 통해 서서히 제 모습을 회복하고 있었다. 항구에서 차로 10분여 달렸을까, 포격 당시 집중 공격의 대상이었던 면사무소 바로 옆에 학교 건물이 나타났다. “까딱하면 대포를 바로 맞았을지도 모르는”(연평도 주민 김민철 씨) 위치였다.

◇“악기 배울 땐 딴생각 전혀 안 나요”

연평초등 음악치료 수업의 참가 인원은 58명. 이 학교 전교생 75명의 77%에 해당한다. 참가학생들은 바이올린·플루트·클라리넷·첼로 중 한 가지 악기를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다시 바이올린 수업 현장. “얘들아, 악기 꺼내자.” 김상돈 팀장의 말에 어린이들은 각자 준비해 온 바이올린을 책상 위에 올려놨다. 오케스트라 측이 연평초등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빌려준 악기였다. 한유리 양(3년)은 “동생이 둘 있는데 집에서 바이올린을 켜주면 무척 좋아한다”며 “요즘은 (음악치료 수업이 있는) 화요일만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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