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7 16:23:46
오늘 최고 인기견은 단연 ‘맘보’였어. 맘보는 여섯 살 스탠다드 푸들종이야. 푸들은 운동 신경이 좋지 않은 미용견이라 이런 대회엔 잘 참가하지 않거든.(이번 대회엔 주로 리트리버 계열의 사냥개가 많이 나왔어.) 맘보는 경기 중 주어진 과제를 모두 수행하지 못했어. 주인인 박혜진 양에 의하면 오전 7시부터 추운 곳에서 벌벌 떤 데다 사람도 너무 많아 긴장했다나? 박 양은 경기가 마음대로 안 풀려 아쉬운 듯 “첫 출전이라 큰 기대를 걸진 않았지만 그래도 평소 운동신경이 좋고 성격이 활발한 녀석이어서 잘해낼 줄 알았다”며 눈물을 훔쳤어.
하긴, 긴장한 걸로 치면 ‘빌’을 못 따라올 거야. 빌은 두 살짜리 래브라도 리트리버인데 오늘 경기에서 실격을 당했어. 첫 과제에서 커피가 든 박스를 찾느라 냄새를 맡던 도중 그만 ‘쉬’를 해버렸거든. 하지만 본인은 극구 “긴장 때문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개에겐 자기 영역을 오줌으로 표시하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어. 빌은 커피 냄새를 맡던 중 다른 탐지견이 ‘실례’한 흔적을 발견했대. 순간, 충동적으로 그 자리에 영역 표시를 했다더군. 여하튼 빌은 대회 출전 경험도 몇 번 있는 친군데 오늘 왜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