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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조선일보-초록우산 캠페인 | 헬로! 아프렌드] (7) 셀리타 실베르트 다 실바(모잠비크)

2011/10/20 17:55:29

◇집안일·농사일 척척 해내는 ‘똑순이’

솔직히 말하면 요즘 성적이 좀 많이 떨어졌어. 의사가 되려면 공부를 잘해야 하는데…. 처음엔 반에서 1·2등을 다퉜는데 요새 밥을 제대로 못 챙겨 먹어 그런지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이 귀에 잘 안 들어와. 아침밥도 못 먹고 집에서 5~6㎞나 떨어진 학교에 도착하면 금세 지쳐버리거든. 해 떨어지기 전, 다시 먼 길을 걸어 집에 와야 하기 때문에 남아서 공부할 수도 없단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씽씽 내달려 학교에 오는 친구들을 보면 정말 부러워.

부모님 없이 꾸려가는 살림은 넉넉지 않아. 학용품은 친구들에게 빌려쓰는 게 전부란다. 변변한 신발 한 켤레 가져본 적도 없지. 끼니는 둘째 ‘파우스티나’ 언니가 다른 집 청소나 빨래 등을 도와주고 벌어오는 돈으로 한 끼 정도 먹곤 한단다. 주로 옥수수죽과 카사바 잎을 먹어. 고구마나 호박까지 있으면 그야말로 진수성찬(珍羞盛饌·푸짐하게 잘 차린 맛있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지. 고기 같은 건 거의 먹어본 적이 없어.

첫째 마르타 언니는 병을 앓다가 한쪽 몸이 마비돼 잘 움직이지 못해. 마르타 언니를 돌보는 일은 내가 맡고 있어. 집안일과 물 길어오는 일, 집 앞에 있는 조그만 밭의 농사일도 모두 내 담당이야.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 손은 굳은살투성이가 돼버렸어. 못생겨져 버린 손 때문에 속상할 때도 있지만 괜찮아. 가족을 위한 일인걸. 언젠가 마르타 언니의 병도 내가 고쳐줄 수 있겠지?

어머,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동네 친구들과 놀기로 한 시간이야. 빨리 나가서 공놀이도 하고 줄넘기도 해야지. 친구들이 빨리 나오라고 성화네. 언젠가 너희랑도 함께 공놀이할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내가 공놀이 하나는 끝내주거든.(웃음) 그럼 또 만날 때까지 울리 보미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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