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7 16:35:26
반가워, 오빠. 난 하바롭스크에서 온 알리나야. 오빠도 나처럼 후두유두종을 앓고 있다며? 난 2년 전부터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오기 시작했어. 놀란 엄마가 날 병원으로 데려갔는데 그때 처음 후두유두종이란 진단을 받았어. 오빤 언제 병을 알게 됐어?
지난 2009년 여름부터. 나도 어느 날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왔어. 그래도 넌 곧바로 병명이 뭔지 알았으니 다행이다. 난 처음 진찰받았던 의사가 후두유두종이란 병을 모르는 바람에 1년씩이나 허비했어. 의사가 내 목은 보지도 않고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말을 안 하는 거라고 결론 내렸거든. 물론 난 그게 아니라고 엄마한테 계속 얘기했지. 결국 병원을 돌아다닌 지 1년 만에야 병명을 알아냈어.
그런데 우리 병 말이야, 아픈 건 둘째 치고 말 못하는 게 제일 답답하지 않아? 난 유치원에 갈 때마다힘들어. 유치원이 너무 시끄럽거든. 사실 다른 아이들 목소리가 큰 게 아니라 내 목소리가 작은 거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더 힘들어 질 거야. 친구들 앞에서 큰 소리로 말해야 할 일이 많아지거든. 나 역시 너무 괴로워. 크게 얘기하려고 목에 핏대가 설 만큼 온몸에 힘을 주고 발표하는데도 나오는 건 쇳소리뿐이거든. 그럴때면 친구들이 자꾸 옆에서 비웃어.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닌데.
정말? 그 친구들 나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