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7 16:28:59
‘한국 여자 골퍼 1세대’ 구옥희의 LPGA의 첫 우승은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전 국민의 눈이 그해 가을로 예정된 서울올림픽에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1990년 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 여자 골퍼들의 주요 무대는 일본이었다. 이후 LPGA 우승 계보를 이은 건 일본에서 활동하던 고우순(47세). 그는 1994년과 1995년 일본에서 열린 ‘LPGA 투어 토레이 재팬 퀸스컵’에서 잇따라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때도 대중은 ‘부자 스포츠’ 골프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골프에 대한 시선이 바뀐 건 지난 1998년, 박세리(34세·KDB산은금융그룹)가 등장하면서부터다. 당시 22세였던 박세리는 미국 진출 첫해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LPGA 챔피언십(당시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어 두 달 후 열린 ‘US여자오픈’챔피언 자리까지 꿰차며 ‘국내 최초 메이저대회 2연승’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그는 연장전 18번 홀에서 연못 바로 옆에 떨어진 공을 치기 위해 양말을 벗고 물에 뛰어드는 장면을 연출, 더욱 화제가 됐다. 때마침 1998년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온 나라가 신음 중이던 해. 그의 모습은 좌절에 빠진 국민들에게 ‘어떤 위기든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