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2 16:38:44
◆“‘여자 최초’니까 더 잘하자 생각”
“감독이 여자여서 성적이 나쁘다는 소린 듣기 싫었어요.” 11연패 달성 축하 인사를 꺼내자 임 감독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경기장에서 마주치는 상대 팀 남자 감독님들은 하나같이 ‘고생한다’며 격려해주세요.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간 후엔 ‘여자 감독에게 지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더 열심히 경기를 지도하시죠. 그래서 처음 주니어팀 감독 제의가 왔을 때 무척 고민했어요. ‘성적 좋은 팀을 여자 감독이 망쳤다’는 평가는 받고 싶지 않았거든요. 엄청난 부담에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을 지경이었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회 개막 2주일 전까지 팀원들은 모이지도 못했다. 고교생들은 학교 수업을 듣느라, 실업팀 선수들은 리그 경기를 치르느라 출국 이틀 전에야 겨우 합류한 것. 임 감독은 당시의 엄청난 긴장을 선수들과의 훈련으로 풀어나갔다. “전 코트에 들어서면 눈 맞은 강아지처럼 가슴이 뛰어요. 훈련할 때도 뒷짐지고 지켜보는 성격이 아니죠. 이번 훈련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낮엔 선수들과 같이 뛰며 소리 질렀고, 밤엔 편한 언니가 돼 선수들과 수다를 떨었답니다.” 임 감독의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대표팀은 점차 경기력을 회복했다. 그리고 ‘11년 연속 대회 제패’의 성과를 일궈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