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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샘이 들려주는 한국사이야기] 조카 몰아낸 비정한 삼촌 '두 얼굴의 세조' 왕권 강화·정치는 잘했지

2011/10/02 16:24:57

◆수양대군, 조카 자리 넘보다

세종(제4대·1397~1450년)의 뒤를 이어 문종(제5대·1414~1452년)이 왕위에 올랐지만 병으로 곧 죽고 말았어. 학문을 좋아하고 인품이 뛰어났던 그는 여러 면에서 세종을 닮은 임금이었거든. 그래서 그의 죽음은 너무도 아쉬웠지. 문종의 뒤를 이어 12세의 나이로 단종(1441~1457년)이 제6대 임금이 됐어.

당시만 해도 왕이 어린 나이에 즉위하면 어머니나 할머니가 대신 나라를 다스리곤 했어. 이를 어려운 말로 수렴청정(발<가늘고 긴 대를 줄로 엮은 물건> 뒤에서 왕을 대신해 정치를 펼침)이라고 한단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단종에겐 수렴청정을 해줄 만한 (대)왕대비가 없었어.

세종은 일찍이 몸이 약한 세자(문종)와 어린 손자를 돌보며 둘째아들 수양대군의 존재를 걱정했어. 수양대군의 본래 이름은 진양대군이었지만 세종이 수양대군으로 이름을 고쳐줬지. 수양산에서 절개를 지키다 굶어 죽은 중국 은나라 때 문신 백이와 숙제(이상 생몰연대 미상)처럼 훗날 어린 조카가 왕이 되더라도 왕위를 넘보지 말고 잘 보살펴주란 뜻이었어.

하지만 세종의 걱정은 현실이 되고 말았어. 문종이 죽고 단종이 왕위에 오르자, 수양대군은 어린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이 됐지. 그가 바로 조선 제7대왕 세조란다. 문종은 세상을 떠나며 어린 세자를 김종서, 황보인(?~1453년) 등의 신하들에게 부탁했어. 하지만 수양대군이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반대파를 처치한 사건, 일명 ‘계유정난’(1453년)으로 이들 대부분은 목숨을 잃었어. 결국 단종은 왕위에 오른 지 3년 만에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말았지. 겉보기엔 왕위를 물려준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론 빼앗긴 것이나 다름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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