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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려도 뭐든 할 수 있어요"

2011/09/29 10:00:03

◆긍정의 열두 살, 태호 이야기

승가원은 서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애어린이시설이다. 이곳엔 태호를 비롯해 다양한 장애를 지닌 72명의 아이들이 모여 산다. 이들 중 90% 정도는 부모님에게 버림받아 이곳에 오게 됐다. 나머지는 부모님이 있지만 돌봐 줄 형편이 안 되는 아이들이다.

원하정 승가원 사회복지사(28세)는 “갖고 있는 장애도,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사연도 저마다 다르지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똑같은 아이들” 이라며 “주어진 환경에 불평하지 않고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을 ‘엄마’ ‘아빠’ 라고 부르며 밝게 살아가는 것도 공통점” 이라며 웃었다.

승가원 햇님실에서 만난 태호는 여전히 씩씩했다. 태호는 “방송이 나간 후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며 웃었다. “제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어, TV에 나왔던 애다!’ 하면서 놀라요. 'TV화면에서보다 실물이 훨씬 잘생겼다’ 며 칭찬해주기도 하고요.” 

방송에서 멋진 노래 실력을 선보였던 태호는 요즘도 노래를 즐겨 부른다. “가요, 민요 안 가리고 다 좋아해요. 요즘은 학교에서 배운 ‘늴리리야’ 를 즐겨 부르죠. 티아라의 ‘롤리폴리’ 도 좋아해요. 다음 달 말에 있을 학예회에서 우리 반여자아이들이 이 노래로 공연을 한대요. 사실 거기 제가 좋아하는 여자애도 있는데…. 쉿, 이건 비밀이에요!”

한창 뛰놀고 싶은 나이 열두 살. 태호는 “놀러 가는 걸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새로운 곳을 구경하며 돌아다닐 때가 제일 행복해요. 먹는 것도 좋아해요. 둘 중에 뭐가 더 좋으냐고요? 에이, 똑같이 좋아요. 하하.”

태호의 꿈은 세계 최고의 작곡가가 되는 것. 지난해 5월부터 음악 선생님에게 배운 작곡법으로 벌써 네 곡이나 완성했다. 태호는 그중 한 곡을 멋들어지게 뽑아냈다.“ 태호야 태호야 꿈을 펼쳐라 / 태호야 태호야 작곡가 돼라/ 멋진 노래를 만들어보자/ 세상 사람 모두 부르게 태호만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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