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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작은 관심 보이면 놀라운 변화 생기죠"

2011/09/13 15:19:29

◆문건웅 씨ㅣ아침마다 딸에게 ‘모닝콜’ 하는 아빠

“맞벌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매일 아침 잠자는 딸아이의 얼굴만 보고 나와야 하는 거였어요. 출근 시간이 이르다 보니 아이와는 인사도 못 나눈 채 집을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아마 저 같은 아빠가 많을 거예요. 얼굴 마주칠 시간이 없어 안타까움을 표현할 길조차 없는 게 더 힘들죠.”

문건웅 씨는 출근길에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 하나 있다. 외동딸 수빈 양(경기 의정부 회룡초등 6년)이 일어나 학교 갈 채비를 할 오전 7시 20분을 전후해 전화를 거는 것. “오늘 시험 있지? 잘 치고 와!” 잠이 덜 깬 딸에게 힘찬 응원을 보낸 후 그제서야 일과를 시작한다. 대부분의 아빠들이 일에 치여 아이와 데면데면해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 씨는 “딸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이런 행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수빈이가 다니던 학원에 함께 가본 적이 있어요. 세 살 때였을 거예요. 그런데 친구들이 전부 수빈이랑 안 놀려고 하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아이가 할머니 손에 큰 데다 외동이라 양보할 줄 몰랐다더군요. 이기적인 아이를 친구들이 좋아해 줄 리 없죠. 그 후론 되도록 아이 교육에 많이 참여하려고 노력했어요.” 

문 씨는 아빠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가장 신경 쓴 건 아이와 함께하는 야외 활동. 시간이 날 때마다 산으로 들로 나가 아이와 자전거를 타고 잠자리를 잡으며 놀았다. 한 달에 한 번씩 캠핑을 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또 학부모가 참석할 수 있는 학교 행사엔 반드시 참여했다.

“이전 직장은 규모가 작아 마음대로 휴가 낼 수 있는 사정이 안 됐어요. 하지만 상사와 친해진 덕에 별 탈 없이 아이 운동회 때 참석할 수 있었죠. 역시 제일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문 씨는 아빠를 양육에 참여시키고 싶은 엄마들에게 “남편과 진지하게 대화해보라”고 조언했다. “비교나 비아냥거림은 절대 금물이에요. 아빠를 원하는 게 아이란 점을 부각시키세요. 가끔 아이의 학교 일정을 슬쩍 귀띔해 얘깃거리도 만들어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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