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6 16:27:35
◆평범한 개에 ‘특별한 능력’ 불어넣다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은 ‘눈’이자 ‘희망’이다. 하니스를 통해 안내견과 연결돼 비로소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 개나 안내견이 될 순 없다. 한 마리의 개가 시각장애인에게 안전한 보행을 제공하려면 평균 2년의 훈련 기간이 필요하다. 안내견 훈련사는 그 2년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안내견은 훈련사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고, 2년 후면 시각장애인의 ‘눈’으로 성장한다.
신 훈련사는 “안내견이 시각장애인을 온전히 이끌려면 캠퍼스 보행 같은 실전 훈련을 몇 차례에 걸쳐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내견 훈련은 서울 강남역 같은 도심과 상업 지역, 리(里) 단위의 작은 마을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이뤄집니다. 시각장애인이 사는 곳이나 활동 범위가 저마다 다르니까요. 아, 이건 생후 6개월 정도 된 안내견에 해당되는 얘기예요. 더 어린 녀석들은 ‘퍼피워킹(puppyworking)’ 과정부터 거치게 되죠.”
퍼피워킹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안내견이 사람과 함께 지내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일종의 사회화 과정이다. 얼마 전 TV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MBC)에 가수 정재형 씨(41세)와 함께 등장한 안내견 ‘축복이’가 대표적 예(방송 출연 당시 정 씨는 자원봉사로 축복이의 퍼피워킹을 맡고 있었다). 퍼피워킹 작업은 대부분 자원봉사로 이뤄지지만 전문적으로 퍼피워킹을 담당하는 안내견 훈련사도 있다. 기간은 평균 12~14개월이다.
2011년 9월 현재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 근무 중인 안내견 훈련사는 모두 20명. 이들이 돌아가며 번식, 퍼피워킹, 훈련, 은퇴 안내견 관리, 시각장애인과 안내견 연결, 홍보·기획 등의 업무를 맡는다. “퍼피워킹과 훈련이 주된 임무이긴 하지만 나머지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훈련사가 다양한 일을 고루 경험한다”는 게 홍 훈련사의 귀띔이다.
◆시각장애에 대한 이해와 인내심 ‘필수’
신 훈련사와 홍 훈련사의 경력은 각각 17년, 9년이다. 인생의 3분의 1을 안내견과 함께해온 셈이다. 안내견 훈련사로 활동하며 가장 보람을 느낄 땐 언제일까? 두 훈련사는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큰 사고 없이 잘 지내줬을 때”라고 입을 모았다. 물론 늘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다. 가장 곤란할 땐 안내견에 대한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접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