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5 15:34:35
9조의 영화 '회상'의 감독을 맡은 강경현군(17)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우들의 연기 지도를 위해서다. 강군이 대본에 맞는 표정, 어조, 행동 하나하나 직접 시범을 보이자 더디게 진행되던 촬영에 탄력이 붙었다. 10살 무렵 중국 땅을 밟은 재외동포인 강군의 꿈은 영화배우다. 베이징 예술고등학교에서 연기,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착실히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직접 영화를 제작해본 건 처음이에요. 카메라 각도에 따라 배우의 모습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예술고에도 이런 수업은 없거든요." 강군은 유창한 중국어 실력으로 한국에서 온 영화애니매이션 창작 지도 선생님과 중국 학생 사이의 소통을 도왔다.
'토토의 작업실'은 CGV의 사회공헌 사업이었다. 매달 전국의 벽지에 있는 학교에 전문 영화인이 찾아가 영화창작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지난 8월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토토의 작업실'은 조금 달랐다. 이번에 '토토의 작업실'이 찾아간 곳은 중국 베이징의 제경분교, 50명의 중국학생과 7명의 재외동포 학생들이 어울려 영화와 애니매이션을 창작했다.
카메라를 들고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영화 제작팀을 뒤로 하고 계단을 내려왔다. 복도에서부터 빨강·노랑·파랑, 다채로운 빛깔의 꽃과 나비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교실 문을 열자 바삐 움직이는 아이들의 손가락에 시선이 갔다. 굵은 철사에 컬러 클레이를 붙인 뒤 이리저리 만지자 군인, 요리사, 학생이 뚝딱 만들어졌다. "중국으로 놀러 온 한국 친구에게 중국 문화를 소개하는 내용이에요. 아침 일찍 톈안먼광장에서 국기게양식을 보고, 점심으로 베이징 오리를 먹은 뒤 만리장성에 올라가요. 나중에 한국 친구가 놀러 오면 중국의 멋진 예술문화를 꼭 소개하고 싶어요."
바쁜 손놀림으로 캐릭터 인형을 제작하고 있던 마제위(중국·15)군은 "다음엔 한국 친구들과 함께 창작 연극에 도전하고 싶다"며 한국 학생과의 지속적인 문화교류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2년 전 베이징시 연극대회에서 우승했던 경험을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