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5 09:46:35
“당시엔 대중예술인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어요. 가수를 ‘딴따라’라고 부르며 무시하던 시대였죠. 아버지는 제가 좋은 일을 많이 해 그런 인식을 바꾸길 바라셨어요. 그땐 너무 어려 그 말씀의 뜻을 다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냥 부모님의 말씀이니 그대로 따랐죠. ‘OO돕기 자선공연’이란 말을 맨 처음 쓴 것도 저였어요. 기부나 나눔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절이었거든요.”
-기부 공연은 몇 번이나 했나요? 그동안 쌓인 기부액은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가수가 된 후 이제까지 8500회 정도 공연을 했어요. 개인 발표회 최다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죠. 많이 할 땐 1년 365일 중 180일을 공연으로 보냈어요. 무대에서 흘린 땀 때문에 등이 곪은 적도, 쉬지 않고 춤추고 노래하다 발톱이 빠진 적도 있어요. 그렇게 벌어들인 수익금 대부분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썼어요. 기부를 몇 번 했고 얼마나 줬는진 세어보지 않아 몰라요. 하지만 요즘 화폐 가치로 따지면 어림잡아 200억쯤 될 겁니다.”
-힘들게 번 돈인데 남에게 주는 게 아깝진 않았나요?
“아버지 권유로 시작한 자선 공연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 됐어요. 아깝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처음부터 ‘내 돈을 번다’가 아니라 ‘어려운 분에게 드릴 돈을 모은다’는 생각으로 공연했으니까요. 그리고 사실 출연료 받고 하는 공연보다 자선 공연이 훨씬 덜 힘들어요. 관객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오히려 에너지를 얻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