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31 03:16:03
―바람직한 개선 방법은.
"예컨대 서울에서 지역을 나눠 2~3명의 교육감을 뽑는 등 선거구를 조정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러닝메이트도 비교적 좋은 대안이지만, 교육 자치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어떻게 해법을 찾아야 하는가.
"곽노현 교육감의 사퇴밖에는 없다. 계속 그 자리에 있게 된다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고, 더구나 교육계에서 꼭 필요한 '도덕적 리더십'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교육정책을 펼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교육계 인사라서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인가?
"교육계는 다른 분야보다도 훨씬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곳이다. 교육자는 늘 학생들에게 '법을 지켜야 한다' '올바른 선택과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정작 본인은 그걸 지키지 않으면서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에게 '너희는 지켜라'하고 가르칠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구나 곽 교육감은 법학을 가르치는 대학교수였다. 자신이 깨끗한 척, 법을 수호하는 척하며 많은 이야기를 해 오지 않았나."
―매수가 사실이라면 실제로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나.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박명기 후보가 물러났기 때문에 곽 교육감이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출마할 수 있었다. 반면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 진영에선 여섯 명이나 출마했고, 그중 선두였던 이원희 후보가 근소한 차로 패했다. 곽 교육감은 진보 후보 단일화의 덕을 봤을 것이다. 그동안 번번이 교육비리 철폐를 소리높여 지적하던 전교조가 이번에 잠잠한 것은 곽 교육감과의 관계를 스스로 드러내는 셈이다."
―그동안 곽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솔직히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한 정책을 밀어붙일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애써 강도(强度)를 조절한 측면도 있었다. 학생인권조례 같은 것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았고, 전북교육감처럼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철회하려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지방의 다른 진보·좌파 교육감들에 비하면 온건한 편이었다. 또 곽 교육감이 원래 부정부패에 빠진 사람이라고는 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