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30 12:00:08
하지만 교육계 관계자들은 당시 박 교수의 선택에 여전히 의문점이 많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준비된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불렸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시교육감을 간선제로 뽑던 지난 2004년 학교운영위원들이 참여한 선거에서 예선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결선에서 공정택 후보에게 근소한 차로 패하기 했지만 지지세력이 만만치 않음을 과시했다.
박 교수는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된 2월2일 바로 교육감 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개혁적이면서도 경륜과 능력에서 타 후보를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아왔었다. 교육계의 뿌리깊은 비리를 비판하며, “교장 선출제를 도입해서 학부모가 학교운영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겠다”던 박 교수였다.
그는 중등 교사·교수·서울시 교육위원으로 20여년 동안 쌓아온 베테랑 진보 교육자 이력을 내세우며 “전면적인 교육개혁으로 부패를 일소하겠다”고도 했다. 당시 많은 사람이 그의 취지에 공감했고, 선거운동을 돕는다며 나선 사람 중에는 한나라당 당원 출신까지 있었다.
그러던 그가 서울시교육감선거 14일을 앞두고 곽 교육감과의 단일화를 선언하자 여러 가지 의혹이 일었다. 그는 “진보 진영의 승리라는 대의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며 곽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검찰수사에서 단일화 과정의 온갖 지저분한 이면이 드러났다. 박 교수가 곽 교육감에게 단일화를 종용하는 협박을 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지난해 5월16일쯤 선거와 관련한 한 행사에 참석해 박 교수에게 직접 ‘(선거에 끝까지 출마한다면) 당신은 낙선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진보 민주진영에서 매장당할 것’이라고 말하며 사퇴를 종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또한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사퇴하면서 상당한 재정적 위기에 맞닥트렸을 가능성이 크다. 그가 등록 당시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은 모두 5억1414만원. 곽 교육감의 재산은 그의 3배 이상인 17억460만원이었다.
박 교수는 교육감 후보에서 사퇴한 뒤 곽 교육감에게 꾸준히 재정파탄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교육감의 선대위장 시절부터 수억원의 빚을 보전해 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