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19 03:11:23
자, 이제 문제 하나 낼게요. 키가 1m80㎝인 어른이 있고, 그 옆에 가로 5m, 세로 4m, 높이 2m의 물통이 있어요. 이 남자가 죽을 때까지 이 물통에 있는 물만 마시고 산다면 물이 모자랄까요, 남을까요? 평생 마시기엔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고요? 과연 그런지 살펴봐요.가 필요하죠. 약 4만L라고 치고 계산해보면, 40000L=40kL=40㎥가 되지요. 아! 가로 5m, 세로 4m, 높이 2m의 물통에 들어가는 물의 양과 같군요. "어? 생각보다 굉장히 적은 양이네요"라고 놀랄 수도 있지만, 순수하게 먹는 물만 계산한 것이니까 여러분이 씻고 닦는 데 써야 하는 물은 이보다 훨씬 많겠지요.
우리나라는 물 걱정 없는 나라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물 부족 국가' 중 하나라고 해요. 비는 많이 오지만 장마철에만 집중되는 데다 정작 쓸 수 있는 물이 적고, 저장할 수 있는 물도 적기 때문이에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 사태에 시달릴 것이라고 해요. 이제 여러분은 수도꼭지를 콸콸 틀어놓고 양치질하거나 손을 씻어 소중한 물을 낭비하는 일은 없겠지요?
함께 알아볼까요
지난달 말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강원도에 엄청난 비가 쏟아졌어요. 104년 만의 폭우에 도시 곳곳이 물난리를 겪었고 막대한 피해를 봤어요. 특히 7월 27일에는 무려 301.5㎜의 비가 서울에 내렸다고 해요. 서울시 면적을 약 600㎢이라고 하고 300㎜의 비가 내렸다면, 도대체 얼마만큼의 양이 되는지 알아볼까요? 계산하기 전에 우선 단위를 통일해야겠지요.
서울시 면적 600㎢=600000000㎡, 비가 내린 높이 300㎜=0.3m. 이렇게 단위를 m로 같게 맞췄어요. 이제 서울시 전체를 커다란 통이라고 생각해봐요. 서울시 면적 위에 높이 0.3m로 비가 채워진 것이므로
600,000,000㎡×0.3m=180,000,000㎥
=180,000,000,000,000㎤
180조㎤의 비가 온 것이네요. 아직도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고요? 그럼 1L 우유(약 900mL가 들어 있지만 편의상 1L가 있다고 가정하기로 해요) 몇 개 정도의 양인지 바꿔보세요. 1000㎤가 1L이므로 자그마치 180조개만큼 비가 온 거겠죠.
이 비를 다 저장해서 쓸 수 있다면 정말 엄청난 일이 되겠지요? 신문에 나온 기사처럼 화장실 물도 벌컥벌컥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물을 깨끗하게 걸러주는 필터가 개발된다면 말이에요. 이렇게 걸러낸 물을 아프리카로 1.5L 생수병에 담아 보낸다면, 180조÷1.5L=1200억이니까 1200억명이 한 병씩 마실 수 있는 양이 되겠네요. 아프리카 인구가 약 9억이라니까 약 134일을 마실 수 있는 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