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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거슬러 오르는 한강 역사 여행] 한강 거슬러 검룡소까지… 굽이굽이 스민 이야기 들어볼래?

2011/08/18 11:06:07

영월에는 삼촌인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긴 조선의 여섯 번째 왕 단종이 유배 생활을 한 청령포가 있어. 청령포는 앞으로 서강이 흐르고 뒤로는 깎아지르는 절벽이라 배가 없으면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그야말로 자연 감옥이었대. 열두 살에 왕이 되었다가 3년 만에 쫓겨난 단종을 다시 임금에 올리려다 실패한 사육신은 충신으로 유명해. 단종을 다시 왕위에 앉히려는 사건이 계속 일어나자 세조는 매정하게도 어린 조카에게 사약을 내려. 단종이 묻힌 장릉도 이곳 영월에 있단다.

◆수도 서울 한가운데를 흐르는 한강

굽이굽이 흘러 내려온 한강은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합쳐져. 두물머리는 양수리라고도 불리지.

두물머리를 지나온 한강은 팔당호에서 걸음을 잠시 멈췄다가 미사리를 지나서 서울로 들어가. 한반도에 들어선 나라들은 대부분 서울을 도읍으로 삼았지. 한강에서 배를 타면 바다든 내륙이든 쉽게 오갈 수 있기 때문이야.

서울에 들어서는 한강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은 서울을 도읍으로 삼았던 초기 백제 시대의 유적지란다. 흙으로 쌓아 만든 이 두 성에선 백제가 고구려와 신라는 물론이고 중국, 일본과도 활발하게 교류했다는 걸 알려주는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어. 다리가 세 개 달린 토기나 칠지도 같은 유물은 한강에 터를 잡고 세력을 키운 백제가 꽃피웠던 찬란한 문화를 보여주지.

서울을 다 지날 즈음이면 상암동 월드컵공원에 있는 하늘공원이 나와. 하늘공원은 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서 오염되어 있던 난지도에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만든 공원이야. 놀랍지 않니? 높이가 100m나 되는 쓰레기 산 위에 꽃이 피고 풀이 자라는 생태 공원이 들어섰다는 게 말이야.

◆'서울을 지킨 방파제' 강화도

서울을 지난 한강이 서해 바다로 들어가기 전에 들르는 곳이 있어. 바로 강화도야. 강화도는 섬 전체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역사가 살아 있는 박물관이라고 불려. 선사 시대의 고인돌, 삼국 시대의 전쟁터, 그리고 원나라 침입으로 피신한 고려 왕의 궁지가 있기 때문이지. 그뿐인 줄 알아? 조선 말에 미국이 쳐들어온 신미양요와 프랑스가 쳐들어온 병인양요를 치르고,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강화도 조약을 맺은 곳도 바로 이곳 강화도야. 이렇게 강화도에 사연이 많은 이유는 강화도가 서울을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지. 외적이 우리나라 육지에 상륙하려면 반드시 강화해협을 거쳐야 했거든. 그래서 해안을 경계하는 부대인 진과 보, 그리고 부대 안에 설치한 소규모 방어 시설인 돈대가 강화해협을 따라서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거야. 참,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를 얼마 전에 돌려받게 된 거 알지? 145년 만에 다시 고향의 품에 안긴 외규장각 도서 중 가장 주목받는 책이 의궤라는 책이니까. 국가의 주요 의례 절차와 내용을 정리한 문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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