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2 16:33:38
Q 어린이를 위한 ‘명화(名畵) 동시집’ 을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13년 정도 초등생에게 글짓기를 가르친 적이 있어요. 당시 아이들에게 유명 화가의 그림을 보여주고 글을 쓰게 해봤는데 결과가 무척 좋았어요. 표현력과 상상력이 좋아지는 건 물론, 생각지도 못했던 기발한 글이 나오더라고요. 그때 이후 ‘명화 동시집 ’을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Q 서양 그림이 아닌 우리 옛 그림을 동시 소재로 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우리 옛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그 참맛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 그림이 참 위대하고 아름답다는 걸 깨닫고 있거든요. 김홍도의 풍속도나 정선의 산수화를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파블로 피카소(1881~1973년·스페인)나 빈센트 반고흐(1853~1890년·네덜란드) 그림에 전혀 뒤지지 않아요. 책에 실린 그림들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걸작 중의 걸작’ 들이죠.”
Q 그림을 동시로 표현해내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무척 즐겁고 신나게 작업했어요. 사실 제 어렸을 적 꿈이 화가였거든요. 화가 대신 시인이 된 후에도 그림 공부를 꾸준히 해왔어요. 책에 들어간 그림도 모두 제가 직접 골랐어요. 그림을 정한 후엔 작품들을 전부 방에 붙여놓고 수시로 들여다보며 시상(詩想·시를 짓기 위한 구상)을 떠올렸죠. 그림을 고르고 자료를 조사한 후 동시집으로 완성하기 까지 1년가량 걸렸어요.”
Q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과 동시를 꼽자면요.
“모두 애착이 가지만 그중에서도 ‘자화상’ (윤두서)이나 ‘서당’ (김홍도)으로 동시를 쓸 때가 재밌었어요.
신윤복의 ‘단오풍정’ 이나 김정희(1786~1856년)의 ‘세한도’ 는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