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1 17:11:42
“너희들의 결혼을 허락하마. 그런데 서로 맡은 일을 게을리해선 절대로 안 된다. 알겠느냐?”
하지만 결혼 후 얼마 안 돼 견우와 직녀는 점점 게을러졌어요. 직녀는 베를 짜지 않는 날이 늘었고, 견우도 소와 양은 돌보지 않고 둘이 같이 놀러다니는 날이 많아졌지요. 임금님이 몇 번 주의를 주었지만 둘은 더 게을러졌고, 결국 임금님은 크게 화를 냈습니다.
“여봐라, 견우와 직녀를 멀리 귀양 보내 서로 떨어져서 지내도록 하라!”
그래서 견우는 은하 강의 동쪽, 직녀는 은하 강의 서쪽으로 가 서로 멀리 떨어져 지내게 됐습니다. 두 사람은 1년에 한 번씩 까마귀와 까치가 머리로 다리를 놓아줄 때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맡은 일을 충실히 하면 다시 만나게 되리라 믿으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견우는 그를 따르는 무리와 함께 낙농업을 크게 일으켜 육질 좋은 고기와 맛있는 우유를 배불리 먹고, 소가죽과 양털론 옷을 만들어 입었지요. 따뜻한 옷 덕분에 겨울에도 걱정 없었지만, 여름엔 너무 더워 문제였어요.
한편, 은하 강 서쪽의 직녀는 시원한 옷감을 만드는 사업을 발전시켰어요. 누에를 치고 삼을 정성껏 재배해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옷감을 짰어요. 바람이 잘 통해 아주 시원한 삼베옷, 모시옷 같은 것들이었지요. 하지만 겨울엔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했습니다.
직녀와 견우는 궁리 끝에 자신들이 만드는 물건을 서로 교환하기로 했어요. 물품을 거래하는 장소는 오작교로 정했지요.
“가죽을 직녀 나라에 팔아 큰돈을 벌 수 있게 됐어! 직녀 나라 덕분에 여름엔 시원한 옷을 입을 수 있게 됐고 말이야.”
“겨울을 따뜻하게 해 줄 가죽옷을 샀어. 이게 다 견우 나라와 직녀 나라의 거래 덕분이야.”
오작교에서 두 나라 사람들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어요. 사람들은 자신이 더 잘 만드는 물건을 내다 팔고, 부족한 물건은 상대 나라에서 사들여 사용했어요. 그리하여 두 나라 사람들은 더욱더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됐고 이익도 훨씬 많아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