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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없고 공부 기회도 줄어… 방학이 싫은 아이들

2011/08/02 00:56:44

중학교 2학년 한모(14·서울 서초구)군은 "식당에서 혼자 먹는 게 창피해 음식을 사서 가거나 편의점에서 달걀을 사다가 집에서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며 "편의점에서 팔지 않는 과일 같은 건 거의 못 먹는다"고 말했다. 꿈나무카드 가맹점인 관악구의 한 편의점 관계자는 "하루에 20여명의 학생이 꿈나무카드를 사용하는데 대부분 삼각김밥을 사 먹거나 우유 등 부식거리를 사가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장명선 박사는 "지역별로 급식카드 가맹 점포 수와 종류가 달라 균형 잡힌 식사를 못하는 학생이 많다"며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 등으로 급식카드 가맹 점포 수를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방학은 심각한 학습 공백기이기도 하다. 이들은 경제적 이유로 학원에 다니지 못하고, 방학 중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후학교나 지역 아동센터(옛 공부방)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TV 시청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 많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저소득층 청소년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전국 약 3700개로 수용 가능한 인원은 10만여명이다.

지난달 18일 방학을 맞은 초등학교 5학년 정모(11·인천시)양은 하루 10시간 정도를 컴퓨터 게임이나 TV 시청 등을 하면서 보낸다고 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자활근로를 하는 어머니(40)가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하고 나면 33㎡(약 10평)의 집에 혼자 남아 컴퓨터 게임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정양은 "집 근처 공부방은 초등 4학년까지만 이용할 수 있어 딱히 갈 곳이 없다"며 "학교 방과후학교는 돈이 들고 원하는 과목도 없어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용직 근로자인 아버지와 함께 사는 중학교 3학년 김모(15·서울 서초구)양은 "하루 3시간 수학·영어 문제집 보는 시간을 제외하면 혼자 소설책을 읽거나 인터넷 서핑으로 시간을 보낸다"며 "방학 중에는 모르는 문제가 있어도 물어볼 사람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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