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8 15:55:57
“예전에 어린이들이 제 그림을 따라 그려놓은 걸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재밌고 멋지더라고요. 문득 ‘이런 작품들을 모아 전시를 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 대표작 5점을 제시하고, 이를 따라 그린 어린이들의 작품을 접수받기 시작했죠.” 열기는 뜨거웠다. 18일(7월 4~21일)밖에 안 되는 접수기간에 400명 넘는 어린이가 작품을 응모한 것. 육 작가에겐‘행복한 고민’이 생겼다.
“원래는 응모작 중 100개를 선정해 전시하고 10명에겐 본인의 그림이 새겨진 가방을 제작해 선물하기로 했는데 심사가 너무 힘들었어요. 작품이 전부 마음에 들었거든요. 완성도 높은 작품도 있었고, 잘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그림도 있었어요. 고민 끝에 작품 전체를 전시하기로 했고, 아이들에게 줄 가방 수 도 18개로 늘어났죠.”
육 작가는 “이번 전시작엔 어른도 놀라게 할 정도의 상상력과 자신감, 에너지가 녹아 있다” 고 말했다. “ 피카소가 ‘아이처럼 상상하는 데 60년이 걸렸다’ 고 했다던데 그게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
어린이들의 그림을 보며 좋은 그림은 ‘잘 그린 그림’ 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 이란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죠. 이번 전시는 제게 틀을 깨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제 그림에 큰 변화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