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9 09:44:13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비가 좀 내려야 할 텐데.”
“논바닥이 바싹 말라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졌어!”
원님도 이방을 불러 의논을 했습니다.
“이방, 어찌하면 좋겠는가? 모두들 살기가 힘들 텐데 말일세.”
“그러게 말입니다. 올해는 사람들이 원님께 아무것도 바치지 않을 것 같아 정말 걱정입니다.”
“예끼, 이 사람! 이 어려운 판국에 백성한테 뭘 받을 궁리나 하다니! 내 생각엔 지난 몇 년 동안 모아둔 것들을 백성들에게 다시 되돌려주는 게 옳지 않을까 싶네.”
“예? 아깝게 그것들을요?”
“이방! 어차피 백성들이 내게 바친 게 아닌가? 내일부터 집집마다 쌀 한 가마니씩 나눠 줄 테니 그리 알고 준비해두게나.”
“예이,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다음 날 아침, 원님이 곡식을 나눠준다는 소문을 듣고 온 고을 백성들이 관가로 모여들었어요.
“더 거둬들여도 시원찮을 판국에 오히려 저희들에게 곡식을 나눠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다 지난날 자네들이 내게 맡겨둔 게 아닌가. 어서 쌀 한 가마니씩 가져가도록 하게.”
“아이고, 원님! 정말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원님은 직접 쌀가마니를 나눠주면서 고을 사람들을 격려했어요. 고통스러운 흉년도 어느새 지나가고 이듬해엔 대풍년이 들었어요. 백성들은 수확한 농작물을 원님에게 전보다 더 많이 갖다 바쳤어요. 원님은 물건들을 광에 넣어두면서 말했어요.
“내게 맡겨둔 이 재물들은 잘 보관했다가 또 어려움이 닥치면 다시 나눠주도록 하겠네.”
원님에게 선물을 바치는 백성들의 마음은 무척 즐거웠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킨다
공적 부조와 사회 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