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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열대 바다의 군함조가 강릉에 떴다

2011/07/18 16:12:05

이처럼 최근 특정 지역에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생물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13일 국립공원 철새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에 새롭게 보고된 조류는 69종이나 됩니다. 그 중 70%는 길 잃은 새이지만 나머지 새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에 출현했다고 해요. 지난해 제주도에서 아열대성 조류인 뻐꾸기사촌과 검은슴새가 발견된 게 대표적이죠.

김성진 연구원은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이 과거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새로운 새들이 발견되기도 한다”며 “동남아시아나 중국 남부 지역에 살던 붉은부리찌르레기·검은이마직박구리 등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번식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어요. 김 연구원은 “어미 새들이 번식 후 다른 장소로 이동해도 어린 새들은 경험 부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에 머물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이 계속되며 바닷속 생태계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한반도 주변 바다의 연평균 수온이 최근 41년간 1.31도나 오르면서 동남아 해안에서 사는 보라문어·민전갱이·깃털제비참치 등 아열대 희귀 어종들이 동해에서도 종종 관찰되고 있다고 해요.

육상 생태계의 변화도 심상찮습니다. 12일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제주도와 남해안에서만 관찰되던 후박나무·호랑가시나무 등 난대성 상록활엽수들이 최근 서해안 안면도나 동해안 포항 등으로까지 서식지를 넓히고 있다고 해요. 또한 지난 1941년과 2009년을 비교했을 때 상록활엽수 분포 위치가 14~74㎞ 북쪽으로 확장됐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윤종학 국립생물자원관 식물자원과 박사는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1960년대에 비해 1도가량 올라 있다”며 “생태계 변화는 바로 그 때문”이라고 강조했어요. 윤 박사는 “산업화에 따른 이산화탄소의 다량 배출이나 잦은 화산 폭발로 인한 가스 분출 등이 기후변화의 대표적 예”라며 “우리나라의 기온이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후박나무·붉가시나무·구실잣밤나무 등 난대성 상록활엽수의 서식 가능 면적이 현재(2만8230㎢)의 세 배 이상(최대 8만9285㎢)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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