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 조금만 더 할까? 임금님은 신하들을 데리고 백성들의 생활을 살핀다며 경치가 좋은 곳을 찾아다녔지. 그러다가 갑자기 곁에 있는 신하에게 명령했어. ‘여봐라! 이 아름다운 곳을 그냥 둘 수 없구나. 이곳에 멋진 정자를 하나 짓도록 하라.’ 신하가 돈이 바닥나 정자를 못 짓는다고 하자 임금님은 다시 말했어. ‘별걱정을 다하는구나. ‘정자세’를 거두어 해결하도록 하라.’ 또 길을 가다가 큰 강이 가로놓여 지날 수 없게 되면 이렇게 외치기도 했어. ‘이곳에 큰 다리를 놓도록 하라! 돈이 없으면 ‘다리세’를 거두어 해결하도록 하라!’”
할머니는 호기심에 반짝반짝하는 은영이의 눈을 보며 이야기를 계속했어요.
“임금님은 또 명령했어. ‘샘물이 퐁퐁 솟는구나. 신기한지고! 이곳에 우물을 만들도록 하라.’ 신하가 돈타령을 하자, 임금님은 대수롭잖게 대꾸했어. ‘우물세를 거둬들이면 되지.’ 임금님은 지나는 곳곳마다 온갖 사업을 벌였고, 필요한 돈은 즉흥적으로 이름을 붙여 세금을 거둬들이도록 했지. 백성들은 돈이 될 만한 건 모두 세금으로 빼앗겨 생활이 더욱 어려워졌단다. 어린이들도 세금을 내기 위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됐어. 견디다 못한 백성들은 나라를 떠나기도 하고, 깊은 산골에 들어가 숨어 살기까지 했단다.”
“그럼 임금님은 할머니가 자기 얘기하는 걸 알면 ‘이야기세’ 내라고 하는 것 아니에요?”
할머니가 웃으며 대답했어요.
“늦게까지 불 켜놓은 걸 보면 ‘등불세’를 내라고 할지도 모른다!”
“등불세요? 이제 이야기 그만 하고 자요. 어째 세금이 호랑이보다 더 무섭네요, 헤헤헤.”
"나라에 돈을 내요"
직접세와 간접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