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1 16:27:24
◆뽕잎 먹고 비단을 뽑아내는 누에처럼
대학 졸업 후 1956년에 비평가로 등단, 정식 문학가가 됐어요. 펴낸 책 중엔 ‘축소 지향의 일본인’(1982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어린이용으로도 나온 이 책은 일본의 문화를 ‘축소(縮小·모양이나 규모 따위를 줄여서 작게 함)’란 키워드로 풀어낸 책이랍니다.
내가 일제강점기 국민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이런 책을 내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일본 어린이들에게 항상 기죽어 지낼 뿐이었거든요. 한국어를 조금이라도 사용하면 따돌림당하거나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야 했어요. 하지만 뽕잎을 먹고도 아름다운 비단 실을 뽑아내는 누에처럼 난 차별을 견디며 배운 일본어로 일본 문화를 연구해 책을 썼답니다. 그렇게 완성한 책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입학시험에도 활용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얼마나 뿌듯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