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화만 있으면 우리도 얼어 죽지 않을 거야!’
때는 고려 말인 1363년.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문익점은 흥분되는 마음을 진정시키기가 어려웠어. 하얗고 탐스럽게 피어있는 목화도 신기했지만 무엇보다 그 목화에서 나온 보드랍고 푹신푹신한 솜으로 따뜻한 옷을 지어 입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거든. 그 순간, 문익점은 거친 삼베옷과 짐승 가죽으로 추운 겨울을 견디는 백성들의 모습이 떠올랐어.
추위에 떠는 백성들에게 소중한 옷감이 될 거란 생각이 들자, 문익점은 목화씨 한 움큼을 주머니에 넣어 고려로 돌아왔어. 고향으로 돌아온 문익점은 장인 정천익과 함께 목화씨를 심어 길렀어. 처음엔 재배법을 잘 몰라 문익점이 심은 건 다 죽고 정천익이 심은 것 중에서도 겨우 한 톨만 꽃을 피우는 데 성공했지.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고 나서야 커다란 밭에 하얀 목화를 가득 피울 수 있게 됐어.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단다.
몇 년이 지나자 마을마다 목화가 탐스럽게 피었어. 그 덕에 고려 사람들도 솜옷과 솜이불을 만들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게 됐어. 이전까지 고려 사람들은 여름엔 삼베 등으로 짠 베옷으로 그럭저럭 지냈지만 겨울엔 마땅한 옷감이 없어 추운 겨울을 그냥 나야 했단다. 하지만 문익점이 목화씨를 들여온 이후, 고려 사람들의 의복엔 큰 변화가 생겼어.
목화는 면화라고도 불러. 하얀 목화솜에서 뽑아낸 실은 무명이라고 하지. 집에서 베틀을 이용해 무명실로 짠 옷감을 면포라고 하는데 삼베보다 보온 효과가 뛰어나 옷감이나 배의 돛 용도로 널리 쓰였지. 조선시대엔 화폐 역할까지 겸해 물건을 사고팔 때 돈처럼 거래되기도 했단다. 이후 일본에도 수출, 경제에 큰 도움을 줬어. 그럼 여기서 목화 재배에 성공한 문익점의 말을 잠깐 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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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꼬마 역사학자들. 난 추운 겨울날 삼베옷을 입고 덜덜 떠는 아이들을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팠단다. 특히 얼어 죽는 사람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내 심장도 꽁꽁 얼어 멎어버리는 것 같았어. 다행히 장인어른의 도움으로 목화 재배에 성공,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돼 무척 기쁘구나. 처음엔 목화에서 씨를 뽑는 방법조차 몰라 원나라에서 온 승려 홍원의 도움으로 씨아(목화에서 씨를 빼는 도구)와 물레(목화에서 실을 뽑는 기구) 만드는 법을 각각 배웠단다. 그제서야 겨우 무명을 만들 수 있었지.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진땀이 흐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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