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기간 11년… 진정한 한국의 모습을 담다
‘소중한 날의 꿈’은 극장 개봉까지 11년의 세월이 걸린 작품이다. 안 감독은“11년이란 세월은 제작진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제작은 열정과 마음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제작비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죠. 그래서 답답하고 힘들 때가 많았어요. 어쩌면 끝을 맺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도 생각했어요.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어요. 사라져가는 풍경, 풀과 나무, 집과 건물, 우리들의 얘길 담은‘진짜 한국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내고 싶었습니다.”
“진정한 한국의 모습을 담겠다”는 그들의 진심은 통했다. 해외에서 이들의 작품을 먼저 알아보기 시작한 것.“ 사실 외국인의 눈에 이 작품이 어떻게 비칠지, 과연 그들이 한국 정서를 이해할 수 있을지 불안했어요. 그런데 런던 한국 필름 페스티벌 초청 당시 반응이 꽤 좋았어요.‘ 이게 바로 진정우리가 바랐던 아시아 영화’란 찬사도 받았죠.”
◆주인공 ‘철수’는 레슬러 최민호 선수가 모델
‘소중한 날의 꿈’의 모든 그림은 손으로 하나하나 그린 것이다. 작품에 실제로 사용된 작화(그림)수만 약 8만 장. 버린 것까지 합하면 12만 장을 거뜬히 넘긴다. CG(컴퓨터그래픽) 작업도 최소화해 ‘손 그림’의 맛을 최대한 살렸다.
안 감독은 극 중 캐릭터를 정할 때도 고민을 거듭했다.“ 예쁘고 잘생긴 얼굴 대신 관객이‘내 주변 사람 같다’고 느낄 법한 얼굴을 그려내는 게 목표였어요. 특히 주인공 ‘철수’얼굴에 신경을 많이 썼죠. 진짜 우리나라 소년의 얼굴을 찾으려 고 민하던 중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환호하는 레슬러 최민호 선수 얼굴을 봤는데 ‘저거다!’싶었어요. 최 선수에게 양해를 구한 후 멀리서 그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고,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도 참고했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엔 알게 모르게 유명인 얼굴이 꽤 등장한다.“ ‘이랑’의 체육 선생님은 차범근 감독이 모델이에요.‘ 수민’이 짝사랑하는 화가는 가수 배철수 씨 얼굴에서 힌트를 얻었죠. 서울 전학생 수민의 얼굴은 박혜진 MBC 아나운서의 어린 시절을 상상하며 그렸어요.”
◆“영화 통해 각자 품었던 꿈 되돌아보게 되길”
극 중 마라톤 장면을 만들 땐 안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정말 애를 많이 먹었다.“ 자세히 보면 마라톤 참가자 얼굴이 모두 달라요. 대충 그리고 싶지 않더라고요. 결국 옛날 고교 졸업 앨범을 구해 직접 보면서 일일이 다르게 그렸죠.”
제작진은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70년대 모습을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당시 분위기가 남아있는 곳을 찾아 전국을 누볐다. 일단 찾은 장면은 일일이 사진을 찍어 그림에 똑같이 담아냈다.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 역시 풍물 시장을 돌아다니며직접 구입해 스케치했다.
안 감독이 말하는 ‘소중한 날의 꿈’의 주제는 꿈, 그리고 성장이다.“ 이랑은 그나마 잘한다고 생각했던 달리기에서 1등을 놓친 후 진로를 놓고 고민에 빠집니다. 경쟁에서 지는 게 두려워 달리기를 하다 뒤처지면 그냥 넘어져 버리고 말아요. 반면 ‘하늘을 날겠다’는 꿈을 지닌 철수는 주변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엉뚱한 행동을 합니다. 이랑은 철수를 보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죠.”
11년의 땀과 정성이 깃든‘소중한 날의 꿈’은 8일 후면 관객과 만난다.“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며 각자 품었던 소중한 꿈을 진지하게 떠올리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이해하게 됐으면 해요.”
〉〉소중한 날의 꿈
달리기 실력 외엔 내세울 게 없는 평범한 사춘기 소녀 ‘이랑’. 대한민국 최초 우주 비행사를 꿈꾸며 옥상에서 몸을 던지는 비행 실험도 마다하지 않는 괴짜 소년‘철수’. 이들이 만들어내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첫사랑, 그리고 꿈과 성장을 다룬 작품이다. 배우 박신혜와 송창의가 각각 이랑과 철수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