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31 01:40:03
우리야 기분이 나쁜 정도로 끝날지 모르지만, 중요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연구소나 정부기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재산을 관리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암호체계가 무너져 버린다면 그 피해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거야. 그래서 요즘 같은 정보사회에서는 비밀유지를 위한 암호가 더더욱 중요하지. 그런데 이런 암호는 수학과 아주 깊은 관계가 있어. 암호가 수학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하하, 상관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수학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
암호는 4000년 전에도 있었어. 어느 누구나 비밀은 있는 법이니까. 수학에 능했던 고대 그리스인들은 나무 봉에 종이를 둘둘 감은 뒤 글을 쓰는 방법으로 암호문을 만들었어.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고? 그림을 보면 이해가 잘 될 거야.
먼저 나무 봉을 종이로 감아야 해. 붕대로 나무 막대기를 두르는 것처럼 하되 종이가 겹치면 안 돼. 왼쪽 그림처럼 종이가 감기겠지? 이 상태에서 가로 방향으로 글을 써나가는 거지. 다 쓴 다음에 나무 봉에 감았던 종이를 풀면 어떻게 될까? 도저히 무슨 말인지 모르게 글자들이 섞이게 되는 거야. 당연히 적에게 발각되더라도 내용을 들키지 않을 수 있지. 우리 편이 그 편지를 무사히 받게 된 경우엔 나무 봉에 그 종이를 감으면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이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나무 봉 두께는 똑같아야 해. 나무 봉의 두께가 다르면 가로로 늘어서는 글자들도 달라지니깐 해독을 할 수 없지. 이런 암호문을 '스키테일'이라고 불렀대.
네 자리 비밀번호를 풀려면 1만 가지 숫자 중에서 찾아내야 돼
역사적으로 암호문이 매우 빠르게 발전했던 시기가 2차 세계대전 때라고 해. 독일은 전쟁에서 자기편과 연락을 주고받을 때 기계를 이용해 아주 복잡한 암호문을 만들었어. 암호를 만드는 법을 알아보기 전에 우선 '경우의 수'에 대해 알아봐야 해. 우리 집 자물쇠의 비밀번호가 두 자리 숫자라고 가정해보면,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까? 도둑이 '00, 01, 02…', 이렇게 계속 눌러본다면 모두 100가지 경우가 나오지. 경우의 수가 100이라는 얘기인데,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누르다 보면 100번 안에 문을 열 수 있지. 그러므로 자물쇠 비밀번호는 절대 두 자리 숫자를 쓰지 않아. 최소한 네 자리 숫자를 쓰지. 네 자리 숫자도 너무 적은 거 아니냐고? 과연 그럴까? 여기서 잠깐 동전 두 개와 주사위 두 개, 그리고 두 자리 비밀번호 자물쇠로 나타낼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각각 살펴보기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