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17 17:04:39
◆6개월간 전국 맛집 돌며 ‘비법’ 찾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게 된 건 결혼을 하면서부터였어요. 스물넷 어린 나이에 시어머니께 여러 음식을 배우기 시작했지요. 장 보는 방법, 아궁이에 불 지피는 방법, 장 담그는 법 같은 걸 모두 그때 익혔어요. 우리나라는 절기(節氣·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눈, 계절의 표준이 되는 것) 음식이 발달했잖아요. 시어머니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왜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셨어요. 새댁이던 제겐 무척이나 고된 일이었지요. 툭하면 손에 습진이 생겼고, 하루에도 몇 번씩 도망가고 싶었답니다. 하지만 그때 시어머니께 배운 음식 솜씨가 없었다면 지금의 김수진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거예요.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음식점을 열게 됐어요. 처음엔 손님들의 반응이 신통찮았죠. 궁리 끝에 전국의 유명 음식점을 샅샅이 찾아다니며 ‘맛집의 비결’을 연구했답니다. 그러길 6개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절실함이 결국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크게 성공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상의 문제로 문을 닫게 됐어요. 그 일을 계기로 ‘제대로 된 음식 공부를 해보자!’고 마음먹었답니다.
◆한식 우수성 알리는 ‘전도사’ 되고파
세계 각국을 다니며 음식을 공부하다 보니 나라마다 특색이 보였어요. 일본 음식은 아기자기하고 프랑스 음식은 화려하지요. 하지만 우리 음식은 별다른 특징을 찾을 수 없었어요. ‘어떻게 하면 음식에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과 특징을 담을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하며 본격적으로 한식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엔 이런 걸 가르쳐줄 교육 기관이 없어 대부분의 한식 요리사 지망생들이 거꾸로 외국 유학을 택하곤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