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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연구 30분, 행정에 6시간… 교사는 잡무중

2011/05/17 01:48:43

과거 교사들은 학교생활기록부만 관리하면 됐으나, 올해부터는 '에듀팟' 사이트에 학생들이 입력하는 각종 활동내용을 일일이 직접 승인해줘야 한다. 학생들이 입력하는 내용은 입학식, 졸업식, 학예회, 학급 문고 만들기, 교복 물려주기부터 자기소개서, 개인포트폴리오, 동아리활동, 봉사활동까지 다양하다. 에듀팟 홈페이지에 예시로 나온 것만 60개가 넘는다. 담임교사 1명이 학급의 30~40명 학생 모두의 수십 가지 활동을 그때그때 확인해줘야 한다. 입학사정관제에 활용될 에듀팟 관리가 이처럼 교사들에게 과중하게 몰려 학생들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지난 5월부터 학생들이 읽은 도서 목록을 교사들이 직접 에듀팟에 입력하도록 바뀌었다.

올해 초까지는 정부가 운영하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사이트에 학생이 입력하면 자동으로 에듀팟에 등록됐지만, 일부 사교육업자들이 학생을 대신해 입력하는 사례가 늘자 이를 교사들이 직접 입력하는 것으로 바꾼 것이다.

국어교사 장모(40)씨는 "학생들이 매달 읽는 책이 한두 권도 아닌데, 교사에게 일일이 확인하라는 것은 '아랫사람에게 시키면 된다'는 관료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역 중학교 교사 이모(48)씨는 "예전엔 수업에 필요한 연필 등 비품을 사려면 행정실에서 다 처리해줬는데, 지금은 기본 결재, 가격 입력, 정산까지 수차례에 걸쳐 전자문서를 만들어야 하니 저녁이면 '파김치'가 된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의 너무 잦은 공문 발송도 교사들의 수업 집중을 방해하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부장교사는 "공람(供覽) 문서는 매일 20~30건이나 되고, 작성하는 공문이 많은 날엔 하루 20건도 넘는다"며 "교육청이 생각 없이 내려 보내는 공문이 교사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에는 폭탄과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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