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8 16:52:20
그런 유경이에게 유일한 낙은 만들기였다. 유경이는 힘들고 지칠 때마다 종이접기를 하면서 마음을 달랬다. 십자수로 휴대폰 고리도 만들어 달고, 펠트(felt, 양털 등 짐승 털에 습기·열·압력을 가해 만든 천)로 귀여운 인형도 만들었다. 유경이는 “이것저것 만들다 보면 시간도 잘 가고 아픈 것도 금세 잊혔다”고 했다.
경과는 다행히 좋았다. 유경이는 수술한 지 2개월쯤 지나 퇴원을 했다. 처음엔 1주일에 두 번씩 병원에 들러 수혈받고 약을 타가야 했지만, 지금은 석 달에 한 번 정도만 검사를 받으면 될 정도로 상태가 나아졌다. 지난해부턴 학교도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
◆“인내 속에 알공예 완성되듯 힘내서 치료받을게요”
유경이가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에 소원을 신청한 건 올 3월. ‘못 말리는 만들기 여왕’ 유경이는 “알공예를 배우고 싶다”는 독특한 소원을 빌었다. “얼마 전 TV에서 알공예 하는 장면을 보고 ‘앗, 저거다!’ 싶었어요. 지난 1년간 비즈공예, 냅킨공예까지 다 해봤는데 알공예는 처음 봤거든요. 작품들이 예뻐서 꼭 배워보고 싶었어요.”
제주도 지역 위시엔젤(소원을 이루도록 돕는 자원봉사자)들은 유경이의 소원에 당황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제주도엔 알공예 강사가 없었던 것. 고민 끝에 위시엔젤들은 서울에 있는 알공예 전문가를 제주에 모셔오기로 했다. 물론 유경이에겐 비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