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1 16:16:06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후 열흘 정도가 흘렀는데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5년 연속 통합우승을 일궈낸 기쁨에 젖어 있었죠.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의 우승컵을 거머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프로스포츠 사상 유례(類例·이전부터 있었던 사례)가 없는 기록이기도 해요. MVP 같은 개인상도 팀의 우승이 없었다면 받지 못했을 거예요.”
-MVP 후보에 올랐을 때의 기분이 궁금해요.
“솔직히 기뻤죠. 남들은 만약의 수상에 대비해 소감을 준비한다는데 전 화장 걱정부터 되더라고요. 화장을 잘 못하는 편이거든요. 결국 손재주 좋은 동생에게 속성으로 배웠죠. 시상대에서 예쁘게 보여야겠단 생각이 더 간절했던 것 같아요.”(웃음)
-데뷔 12년 만에 받은 첫 상이 MVP였는데요.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시상식 때 했던 말(‘꽃피는 봄날’이 왔다)이 ‘딱’인 것 같아요. 12년 동안 힘든 적도 많았지만 꿋꿋이 버텨온 덕분에 그런 자리에도 오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수상 자격으로 치면 함께 후보에 오른 (김)단비가 더 훌륭한데. 앞으로 농구할 날이 몇 년 남지 않아 주신 것 같기도 해요.”(웃음)
-농구는 언제 시작했나요.
“초등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요. 유난히 큰 키 덕분에 운동해보란 권유를 많이 받았죠. 6학년 신체검사 시간에 쟀던 키가 163㎝였는데 중학교 1학년 땐 178㎝까지 컸어요. 평소 육상 등 운동을 즐겨 하던 편이어서 농구도 별 거리감 없이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 농구장을 찾았을 때 기억도 생생해요. 분명히 여자중학교 농구부였는데 남자처럼 생긴 학생들만 가득하더라고요. 예전엔 여자도 운동을 하면 머리를 짧게 깎았거든요. 지금 프로 무대에서 함께 뛰는 학교 1년 선배 연하 언니(변연하, 청주 KB국민은행 세이버스)는 당시 제 키가 워낙 커 학부모인 줄 알았대요.(웃음) 하지만 솔직히 중학교 땐 농구에 별다른 매력을 못 느꼈어요. 키만 컸지 농구란 운동을 전혀 몰랐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