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0 16:22:41
하지만 셧다운제로 만족해선 안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단순히 게임을 못하게 막는 것만으로는 상황이 나아지진 않을 거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규제보다 치료가, 치료보단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적절한 치료를 통해 인터넷 게임 중독에서 벗어난 어린이들의 사례를 통해 게임 중독의 해결책을 살펴봤다.
게임 중독의 원인, ‘게임’뿐일까?
〈사례1〉서울 A초등 5년 최도진 군(가명)은 PC방에만 가면 연락이 끊길 만큼 심각한 인터넷 게임 중독 증상을 보였다. PC방에 가려고 거짓말을 밥먹듯 했고 성적도 나빴다. 최근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성향까지 나타나 또래 관계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사례2〉서울 B초등 4년 김주영 양(가명)은 최근 중 1년생 오빠와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서로 인터넷 게임을 더 하겠다고 다투고 뜻대로 안 되면 짜증부터 부렸다. 게임을 시작하면서 고집도 세졌고 게을러졌다. 특히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유독 괴롭혀 부모님의 걱정을 샀다.
이상은 광진아이윌센터가 상담을 맡은 인터넷 게임 중독 어린이들의 실제 사례다. 상담 결과, 도진이는 맞벌이 부모의 관심 부족으로 5세 무렵부터 컴퓨터 게임을 시작, 중독에까지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안정을 찾지 못한 도진이는 좌절감과 위축감을 느끼기 일쑤였고, 이를 충동적 행동으로 해결하려 했다.
주영이는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하는 어린이였다.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오빠 때문에 게임을 못하게 되면서 욕구 좌절을 겪고 있었고, 오빠와의 다툼으로 어머니에게 야단을 맞으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 결과가 강아지를 괴롭히는 등 과격한 행동으로 나타났고, 우울증 증세도 보였다.
게임 중독 어린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게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그보다 부모나 환경, 성격 등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쳤다. 안영혜 팀장은 “셧다운제 시행을 통한 ‘하지 마’ 식(式) 규제보다 중독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독 원인 찾아 ‘맞춤식’ 치료해야
광진아이윌센터는 상담을 통해 두 어린이의 문제점을 찾은 후, 곧바로 ‘맞춤식 치료’를 시작했다.
도진이에겐 ‘놀이치료법’이 적용됐다. 평소 부모님의 관심에 목말라 있던 도진이는 30회에 걸친 상담 선생님과의 일대일 놀이 치료를 통해 안정감을 되찾았다. 도진이 부모님이 도진이에게 더 관심을 갖게 하도록 부모 교육도 동시에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