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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살아있는 연기 위해 나를 잊어버려요"

2011/04/17 16:48:35

“연기할 땐 ‘나’를 버리고 연기만 생각해요”

최근 김새론의 사진 한 장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흐트러진 머리카락, 검댕이 잔뜩 묻은 얼굴로 울음을 쏟아내는 모습은 바로 ‘내 마음이 들리니’ 중 어린 봉우리가 화재 사고로 숨진 엄마를 보며 울부짖는 장면을 담은 것이었다. 인터넷엔 “새론이의 눈물 연기를 보며 함께 울었다”, “성인 연기자를 뛰어넘는 연기였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시청자를 사로잡은 ‘김새론표 눈물 연기’, 비결이 뭘까?

김새론은 “연기 할 때 ‘나’를 확실히 버리고 배역에 몰입하는 것”이라고 의젓하게 답했다. “전 이번 작품에서 제 분량이 끝날 때까지 ‘김새론’을 버리고 ‘봉우리’로 살았어요. 당연히 엄마가 죽는 장면에선 눈물이 절로 났죠. 자연스럽고 실감 나는 연기를 하려면 배우 스스로 ‘내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잊어버려야 해요. 그래야 꾸며서 하는 연기가 아닌, 살아있는 진짜 연기를 보여줄 수 있거든요.”

‘연기 천재’란 찬사에 대해선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볼 때 아직 제 연기는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항상 작품이 끝난 후엔 아쉬움이 남아요. 더 나은 연기를 보여 드리기 위해 계속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

“한겨울에 민소매는 기본··· 땅에 묻힌 적도”

김새론은 태어난 지 9개월 무렵부터 아기 모델로 활동했다. 분유, 기저귀, 잡지, 의류 모델을 거쳐 일곱 살 땐 EBS 등 어린이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지난 2009년. 무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영화 ‘여행자’의 오디션에 합격하면서부터다.

하지만 배우의 길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험난했다. “여행자를 찍을 때 날씨가 무척 추웠어요. 기온이 영하 10도를 훨씬 밑돌았죠. 그런데 민소매 원피스 하나만 입고 연기해야 했어요. 땅에도 묻히고 높은 데도 올라가고. 너무 힘들었는데 ‘아빠’로 나온 설경구 아저씨가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진짜 연기가 뭔지 많이 배웠죠.”

김새론은 이 영화로 한국 배우 중 최연소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지난해엔 배우 원빈과 함께 출연한 영화 ‘아저씨’로 제8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최연소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칸에 갔을 땐 너무 어려서 그게 어떤 의미인지도 잘 몰랐어요. 지금은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작년에 신인여우상을 받을 땐 무척 떨렸어요.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상까지 받으니까 말문이 막혀버렸죠. 그날 받은 트로피는 집에 고이 모셔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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