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6 16:26:18
방승호 장학관은 자칭 ‘모험상담 전도사’다. 올해로 벌써 12년째 직접 개발한 모험상담 프로그램으로 학교나 병원을 돌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이들을 앉혀놓고 고민을 털어놓으라고 해봐야 소용없어요. 방법이 틀린 거예요. 모험상담은 상담하는 이와 상담받는 이가 친해지며 자연스럽게 상담 분위기가 만들어져요. 상담받는 이가 자기 맘 속에 억눌렸던 얘길 한결 쉽게 꺼낼 수 있죠.”
방 장학관이 처음 모험상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지난 1998년 미국으로 교사 연수를 다녀오면서부터였다. 당시 현지에서 배운 모험상담 프로그램에 강한 인상을 받은 그는 귀국 후 교육 현장에 이를 적극적으로 전파했다. 효과는 놀라웠다. 그가 교감 선생님으로 근무했던 서울 아현산업정보고등학교(이하 ‘아현정보고’)가 대표적 예.
“당시만 해도 아현정보고는 서울에서도 문제아들이 모이는 학교였어요. 안 되겠다 싶어 한 학기 동안 혼자 전교생을 상담했죠. 한 학생당 12시간쯤 걸린 것 같아요. 결과가 어땠느냐고요? 대학 진학은 생각지도 않았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제게 대학 입학지원서를 내밀더군요. 기적처럼 달라지는 아이들을 보며 확신이 생겼어요. ‘독립운동이 별 거냐. 모험상담이야말로 나라 구하는 일이다!’ 하고요.”
그는 1집 앨범을 낸, 어엿한 ‘가수’이기도 하다. 가수의 꿈 역시 모험상담 덕분에 이뤘다. “상담 수업을 시작한 지 10년쯤 지났을 때, 문득 생각했어요. ‘난 아이들의 꿈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는데 정작 내 꿈은 뭐지?’ 고민 끝에 어릴 적 꿈이었던 가수에 도전하기로 했죠. 1년여의 준비를 거쳐 지난해 6월 첫 앨범이 나왔습니다.”
앨범이 나온 후 그는 상담 수업을 할 때 종종 자신의 노래를 부른다. 지난달 27일 수업에서 부른 ‘다시 시작’도 그의 1집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세상 모든 어린이와 학부모, 선생님이 속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학교가 만들어질 때까지 열심히 상담하고 노래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