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5 17:53:39
용진군이 ‘책으로 예습하고 체험학습으로 복습’했다면 동생 김동호 군(경기 안산 경일초등 2년)은 ‘체험학습으로 예습하고 책으로 복습’한 경우. 형제의 공부 순서는 정반대였지만 일단 흥미를 느낀 것에 대해 깊게 알게 됐다는 점에서 둘 다 효과적이었다.
체험학습장의 범위를 반드시 박물관이나 전시실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 “다섯 살 무렵의 용진이는 유난히 차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루는 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쓴 채 아빠 차 앞에서 쪼그려 앉아 바퀴를 골똘히 들여다보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곤 용진이와 함께 집 근처 카센터에 갔죠. 아이는 신나게 수리공 아저씨 옆에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더군요.”
지방이나 해외도 훌륭한 체험학습장이다. 지난해 박 씨는 두 아들과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큰아들에겐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을, 작은아들에겐 영국 셜록홈스 박물관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3년간 아이들 학원 안 보내고 모은 돈 1700만원을 몽땅 털었죠. 아, 여행비 모으느라 학원에 안 보낸 건 아니었어요. 여기저기 체험학습하러 돌아다니다 보니 시간이 없더라고요.”(웃음)
박옥선 씨가 추천하는 봄철 추천 체험학습장
①별마로천문대: “원래 별이 가장 잘 보이는 시기는 가을과 겨울 사이지만 쌀쌀한 날씨 탓에 밤하늘을 오래 관측하긴 힘들죠. 봄이라도 황사가 있는 날은 피하시는 게 좋아요.”
②지역별 국립박물관: “국립박물관은 대개 해당 지역 유물이 많이 발굴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요. 이런 곳의 도슨트(docent·전시안내자)들은 직접 발굴에 참여하고 유물도 연구하는 분들이어서 좀 더 깊이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답니다.”
◆오성민 씨의 조언… “체험학습, 엄마부터 즐겨야 해요”
오성민 씨는 서울 신남성초등 선생님이다. 4학년 3반 담임인 동시에 같은 학교 5년생 강형우 군의 엄마이기도 하다. “대학 때 국사 연구 동아리에서 활동했어요. 유적지에 도착해선 당시의 역사적 사건을 머릿속에서 떠올리곤 했는데 그렇게 담아둔 기억은 유난히 오래가더라고요.”
오씨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아들 형우에게까지 이어졌다. 형우의 취미는 ‘박물관 관람하기’. “ 전시실이 넓은 곳은 여러 번에 나눠 가는 게 좋아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걸 배워 오려 하면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