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수능 문제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해는 단연코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어려운 해는 주저하지 않고 2010학년도 수능(재작년 수능)이라고 단박에 말할 수 있다. 물론 세 번째는 2009학년도 수능(3년 전 수능)이었다. 문제의 난이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암기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고, 상당한 시간을 들여 집중해야 비로소 출제 의도를 해석할 수 있는 것도 나오곤 한다. 그렇다고 그 문제의 답이 금방 나오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놀라운 점은 1등급의 등급 컷이 굉장히 높다는 사실이다. 2개 정도 틀리면 1등급에 겨우 걸리거나 2등급으로 내려갈 수 있다. 치열한 과학탐구영역의 생물에서 실제 수능 대비 적절하고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는 학습전략이 필요하다. 두 가지의 핵심어는 '개념'과 '기출문제'다.
"생물은 물질대사를 한다" 이 짧은 문장으로 만들 수 있는 문제는 100개가 넘는다. "왜 사람은 항상 먹는 물보다 배설하는 물이 더 많은가?", "우리는 매일 밥만 먹는데도, 신체를 구성하는 성분은 왜 고기 성분인가?", "우리는 땅에서 자란 것을 먹는데, 왜 인체의 구성성분과 지각의 구성성분은 다른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소화 과정과 오염된 물에서 일어나는 자정작용은 어디가 닮았나?" 이 모든 것이 물질대사와 관련돼 있다.
다시 말해서 물질대사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고 문제만 풀려 한다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정확한 개념 위에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간혹 학생 중에 그런 질문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선생님 개념 다 했는데 언제부터 문제풀이 할까요?" 이 질문을 받고 굉장히 당혹했던 기억이 난다. 알고 보니 그 학생은 책에 있는 내용 정리나 요약정리를 보고 암기한 것을 개념 공부라 여긴 것이다. 그것은 마치 밥 먹자는 얘기에 정말로 밥만 먹고 '반찬은 언제 먹어요?' 라며 울먹이는 것과 비슷하다. 개념 공부와 문제풀이는 절대로 따로따로가 아니다. 한 단원의 개념을 훑고 정리했다면 반드시 뒤의 평가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리하여 이 개념이 어떻게 시험에 나올 수 있으며,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정말로 중요한 개념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 확인해 봐야 한다.
생물의 기본은 암기다. 암기하지 않고 풀 수 있는 문제는 단 한 문제도 없다. 그리고 어떤 부분을 암기할 것인가는 문제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그럼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 당연히 기출 문제이다. 기출 문제는 학생들이 풀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양질의 문제이다.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생물 분석이번 3월 학평에서 생물 I는 개념의 이해와 적용 문항이 주로 출제됐고, 탐구 자료를 해석해야 하는 문항도 출제됐다. 새로운 유형의 자료와 심화적인 지문이 전체적인 문제를 통틀어 고르게 분포하는 경향으로 인해 난도가 제법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학평 및 수능 대비 난이도는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완벽한 개념이해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점수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중요한 개념을 이해하고 용어를 암기하며 2번 이상의 개념 정리가 되어야 한다.
주요문항으로는 다음과 같은 문항들이 있다.
2번: 심장에서의 혈류방향을 투명한 관에 보여주는 자료는 가끔 보아 온 드문 자료이다. 우심실에서의 혈액 이동 과정을 눈으로 간접 확인하는 방법을 통해 순환경로를 이해하는가를 평가하는 문제이다. 우심실이 수축하고 이완할 때 우심방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으므로 C에서의 수면상승이 A의 하강보다 먼저 일어난다. A는 우심방으로 유입되는 혈액의 양, B는 대동맥으로 좌심실에서 나오는 양, C는 우심실에서 나오는 양, D는 좌심방으로 들어가는 양을 의미하게 된다.
4번: 간에서의 순환경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는 그간 지문을 통해 묻고 있었으나, 간의 순환경로를 세부적이고 중심적으로 다루기는 다소 낯설 수도 있는 문제이다. 단식 중에는 소장에서 흡수되는 양이 없으므로 간문맥의 혈당량은 간동맥보다 높을 수 없다.
8번: 4번과 비슷한 유형이지만 대상이 순환이 아닌 호흡인 문제로 4번에서 실험설계를 이해하지 못해 헤맨다면 8번에서도 헤매게 된다. 흉강압은 항상 제일 낮은 압력이므로 수면의 높이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압력이 더 낮음을 의미한다. 횡경막이 상승하는 것은 호기로서 흉강압이 높아지므로 수면 A는 낮아지게 된다.
11번: 유전은 이해가 없이는 어려운 문제이다. 혈액형의 유전을 중복이라는 염색체 돌연변이와 결부한 복합형 문제로써 그렇게 어려운 유형은 아니나 가계도와 혈액형 둘 중 하나라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풀기 어려운 문제이다. 철수는 아버지의 중복된 유전자를 받아 AB형이므로 O형과 결혼하더라도 AB형의 자녀가 나올 수 있다.
12번: 반성열성 유전과 염색체비분리를 섞어서 낸 문제로 난도가 제법 높은 문제이다. 비분리의 경향과 반성열성의 특징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절대 풀 수 없는 문제다. 영희는 터너증후군(XO), 철수는 클라인펠터증후군(X'X'O)이다.
지구과학 학습전략
스카이에듀 과학탐구영역 지구과학 강사 엄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