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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봐] “○○그룹 신입사원 이상윤입니다”

2011/03/24 16:40:14

곧바로 응급 수술이 진행됐다. 아버지에게서 간 일부를 이식받는, 열 시간이나 걸리는 큰 수술이었다. 하지만 수술 몇 시간 후 문제가 발생했다. 장에서 괴사(조직이 죽는 것)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 다시 수술실로 들어간 상윤이는 또다시 네댓 시간에 걸쳐 장 수술을 받았다.

회복 기간도 합병증의 연속이었다. 폐에 차오른 물을 몇 차례나 빼내야 했고, 들쑥날쑥한 간 수치 때문에 맘 졸여야 했다. “빨리 회복하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조언을 들은 어머니가 상윤이를 병원 1층 전시실로 이끈 건 그 즈음이었다. 전시실은 정주영 회장의 생애와 철학, 다양한 활동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날 이후 상윤이는 하루도 빠짐없이 전시실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말, 퇴원을 앞둔 상윤이는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에 소원 신청서를 냈다. 그리고 지난 1월 위시엔젤(자원봉사자)들이 상윤이를 찾아왔다. 상윤이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창립한 현대그룹의 직원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다. “전시실에서 정주영 회장님의 업적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제가 건강해진 것도 회장님이 지은 아산병원 덕분이잖아요.”

재단 측은 상윤이를 위해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일일 신입사원체험’을 준비했다. 위시데이(소원을 이루는 날)인 지난달 24일, 상윤이는 가족과 함께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현대차 울산공장에 내려갔다. 일일 신입사원 자격으로 홍보관 입구에 들어선 상윤이를 맞은 건 수십 명의 현대차 직원들. 상윤이는 이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자동차 모양의 케이크에 밝힌 촛불을 힘차게 불어 껐다.

이날 현대차는 상윤이를 위한 ‘특별 선물’ 도 마련했다. 상윤이 몸에 꼭 맞게 제작된 ‘직원 유니폼’ 과 ‘명예사원증’ 이 그것. 현대차 로고가 새겨진 점퍼를 바로 입어본 상윤이는 “앞으로 이 옷만 입고 다니겠다” 며 기뻐했다. 그리곤 직원들 앞에서 야무진 다짐을 밝혔다“.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진짜 현대그룹 신입사원이 될 거예요.”

이어진 현대차 공장 견학 시간. 상윤이는 ‘아반떼’와 ‘i30’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관람했다. “철판을 찍어내는 모습부터 자동 용접을 통해 자동차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죠.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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