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1 03:09:18
◆연초마다 전지에 '일년 계획' 세워 실천해… 지난 수능 오답 '7개'
담임 김영인 교사는 선우양을 '리트머스 시험지'에 비유했다. 선생님의 말과 학교의 방침을 그대로 흡수했기 때문이다. '선행학습'의 효과에 의문을 품는 선우양은 중학교 입학 이후 6년 동안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미리 학원에서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배우면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게다가 학원에 다니지 않으니 '내 공부' 할 시간이 많아서 좋았어요. 제가 무엇이 부족한지 스스로 진단해서 보충하는 공부 계획을 짰습니다."
선우양은 "혼자 공부하다 보니 계획을 철저히 세웠다. 내가 앉아 있는 자리에서 120% 능력을 발휘하려 했다"고 밝혔다. 선우양이 세운 원칙은 바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는 공부만 하자'였다. 수업에서 사용하는 교과서와 부교재, 문제집으로만 공부했다. 하루를 쉬는 시간, 야자 1, 야자 2 등 4개 파트로 나누고 매시간 특성에 맞는 '맞춤 공부'를 했다. 쉬는 시간에는 배운 것의 요점을 손으로 써서 정리한 '정리 노트'를 보거나 수학 문제를 풀었다. 주변이 소란해서 집중하기 어려울 때는 자신의 글씨로 정리한 노트나 연결성이 없는 개별적인 수학 문제 풀이가 쉽게 눈에 들어와 자투리 공부에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야자 시간에는 30분~1시간 정도 그날 배운 것을 복습했고, 언어·외국어·수리영역 공부는 적은 양이라도 매일 일정 분량을 공부했다. 수능 직전에는 직접 만든 'TIP' '실수 잦은 부분' '놓치기 쉬운 테크닉' '4점 문제 잡자'로 구성된 노트로 오답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모의고사나 내신에서 틀리는 문제들은 이미 본인이 틀릴 것을 예상한 부분이에요. 모호한 부분을 확실히 줄여야 합니다. 오답노트는 스스로 여러 번 풀어서 외울 정도가 돼야 해요."
중1 방학 때 선행학습으로 중2 과정을 뛰어넘어 3학년으로 월반한 경험이 있는 선우양은 새 학기를 맞아 '전지 계획'을 짜라고 당부했다.
"저는 연초가 되면 전지를 사서 연간·월간·주간 계획표를 그렸어요. 그러면 자신의 일 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때 선생님과 같이 상담하면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아요. 서서히 계획을 좁혀서 짜다 보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죠."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는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해 의대에 진학한 선우양은 학창시절 동안 총 6번의 캄보디아 의료 봉사를 다녀왔다. 의사 선생님 옆에서 캄보디아 저소득층 환자들의 혈압을 재고, 약 포장을 도우며 의사의 꿈을 다졌다. 혼자 스스로 계획을 짜고 공부하는 것이 몸에 익은 선우양은 공부량이 많은 의대 생활도 자신 있다.
"공부는 '함께하는 달리기'라고 생각해요. 너무 빨리 달리려고 하면 발이 엉켜 넘어지죠. 선생님과 친구의 도움도 컸습니다. 시간은 충분히 많다고 생각하고 계획한 대로만 차분히 공부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