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5 03:04:55
◆물가급등에 빈약해진 급식
A초등학교는 한 끼 음식을 만드는 데 필요한 예산이 부족해 힘들어하고 있다. 이 학교에 책정된 1인당 식사 원재료값은 지난해보다 5% 남짓 오른 1560원. 여기에 친환경 재료 구매비 280원이 추가로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끼니당 1840원의 돈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기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 돈은 지난 1년 사이 70% 정도 뛴 돼지고기값 등 식자재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A초등학교는 고심 끝에 학생에게 주는 반찬량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해엔 한 사람당 한 끼에 20g 정도의 채소를 줬는데, 올해는 이를 18g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식단도 대체되고 있다. A학교가 지난 3~10일 사이에 제공한 메뉴 중에 소고기·돼지고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육류는 '닭갈비'가 한 번 있었다. 이 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 김모(35)씨는 "애가 학교에 다녀와선 급식에서 생선류만 나온다고 불만스러워한다"며 "집에 오면 간식을 꼭 챙겨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의 B초등학교도 육류는 거의 닭고기만 사용하고 있다. 이 학교 영양사는 "그나마 닭가슴살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살코기만으로 구성된 닭고기 재료는 사용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닭갈비 등의 재료를 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