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0 16:17:58
-‘산타의 선물이 북한에 떨어진다’는 설정이 현실에서도 가능한가요?
“(정) 물론이죠. 실제로 남한에서 날려보낸 물건이 북한으로 넘어오는 일이 간혹 있어요. 식료품이나 과자 같은 게 많죠. 북한에선 ‘만지면 손이 썩는다’, ‘독을 탄 음식이다’라며 못 먹게 하지만요. 대개 동네 개들이 먹어치우는데 멀쩡하더라고요(웃음).”
-영화의 배경인 량강도는 어떤 곳인가요?
“(정) 북한에서도 아주 시골에 속하는 청정 지역이에요. 두만강과 압록강이 만나는 곳이란 의미에서 ‘량(양)강도’로 불립니다. 량강도와 비슷한 촬영 장소를 찾으려고 석 달간 전국을 돌았어요. 그래서 찾아낸 곳이 강원도 영월 폐광촌 지역이었죠. 자연 풍경이나 분위기가 비슷했어요.”
-김 감독님에겐 영화 속 북한 얘기가 낯설었을 텐데요.
“(김) 생소하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1960년대 우리나라의 모습 같아 정겹기도 했고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주인공 ‘종수’가 가난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평양에 못 가게 되는 장면이었어요. 북한이 ‘거주 이전의 자유가 없는 나라’란 사실을 실감했죠. 아버지의 지위에 따라 자녀의 지위가 나뉜단 사실도 놀라웠어요.”
-남북한 어린이 사이에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요.
“(정) 북한 아이들은 ‘흰 쌀밥과 초콜릿 실컷 먹는 것’ 정도가 소원일 정도로 무척 순수해요. 반면, 남한 아이들은 굉장히 똑똑해요. 주장도 뚜렷하고요. 체격 면에서도 북한 아이들이 더 작아요. 잘 못 먹어 그렇겠죠.”
“(김) 물론 경제적으론 북한 아이들이 남한 아이들보다 불행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들판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은 좀 부러웠어요.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학원 다니느라 너무 바쁘잖아요.”
-어린이 배우를 뽑을 때 외모나 함경도 사투리 때문에 고민됐을 것 같아요.
“(정) 가능하면 날씬한 어린이를 골랐어요. 배우들이 거의 서울 아이들이라 ‘서울 티’ 벗기느라 애 좀 썼죠. 어린이 배우 35명을 강원도에 데려가 한 달간 함께 먹고 자면서 촬영했어요. 물론 교육과학기술부의 허가를 받고요. 틈틈이 개울가에서 고기도 잡고 옥수수도 튀겨먹었죠. 아이들이라 그런지 금방 적응하더라고요. 촬영지에 머무르는 동안 아토피 증세가 나아진 어린이도 있었어요.”
-이번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한다면요.
“(김) ‘크리스마스를 모르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얘기’랄까요. 편집 과정에서 남북한 이념 차이를 드러내거나 정치색이 강한 부분은 되도록 삭제했어요. 대신 북한 어린이의 동심에 초점을 맞췄죠. 숨겨진 메시지는 많지만 그런 걸 생각지 않고도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예요.”
“(정) ‘궁핍하고 가난한 삶에도 희망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영화’예요. 아마 영화를 보고 난 어린이는 자신이 누리는 것들에 새삼 감사하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