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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 밥…너희들 건강, 선생님이 지켜줄게"

2011/03/03 16:31:53

아침식사 거르기, 쉬는 시간 때마다 군것질하기, 급식에 나오는 나물 반찬 안 먹기, 야식 먹고 바로 잠들기. 영상 속 주인공의 하루는 상진초등 전교생의 모습 그대로였다.

노영미 선생님은 지난달 6일 제2회 보건교육 연구대회에서 초등 부문 대상을 받았다. 보건교육 연구대회는 보건교사회가 전국 보건 교사를 대상으로 주최하는 행사. 응모자들은 초등 5·6학년 보건 교과서에 실린 7개 단원 중 하나를 골라 수업 시안(試案·시범적으로 만든 의견)을 짜고 그 내용을 토대로 한 수업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냈다. 노 선생님은 이날 교실에서 방영된 동영상을 포함해 인기가수 닉쿤의 얼굴에 비만 어린이의 몸을 붙이고 영양신호등을 제작하는 등 어린이의 흥미를 끄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노영미 선생님이 대회 제출용 수업 시안의 주제를 ‘일상생활과 건강’으로 택한 건 지난 3년간의 경험 때문이다. “매일 40~50명의 학생이 제가 있는 보건실로 찾아옵니다. 상당수는 지난밤 먹은 야식이나 아침밥 대신 먹은 라면 때문에 배탈이 난 어린이들이죠. 등굣길 책가방 차림으로 찾아오는 학생도 많았어요.”

상진초등 어린이 대부분은 맞벌이 가정 자녀라서 영양을 고려한 음식을 제때 챙겨먹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학생들을 매일 접하며 느낀 책임감이 노 선생님을 ‘상진초등 건강 지킴이’로 만들었다.

상진초등 5·6년생 어린이에게 주어진 학기당 보건 수업 시수는 17시간. 노 선생님은 일단 수업부터 정성껏 준비했다. 수업이 끝난 후엔 학생들에게 건강실천 계획표를 나눠주고 다음 수업 때까지 지켜야 할 영양섭취·신체활동 목표를 기록하게 했다. 목표는 대개 ‘야식은 월요일에만 먹겠다’ ‘매일 30분씩 아파트나 학교 계단을 오르내리겠다’처럼 구체적 내용을 담도록 했다.

일단 정한 목표는 반드시 지켜지도록 ‘약속 친구’를 정했다. 약속 친구란 서로 정한 약속을 잘 지켰는지 매일 점검할 수 있게 한 일종의 ‘파트너’. 약속 친구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학생들은 보건실까지 쫓아와 선생님께 시시콜콜 보고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선생님, 제 약속 친구가 반찬을 남겼는데요. 하도 사인해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그냥 해줬어요.”

노 선생님이 가장 우려하는 어린이 질환은 단연 비만이다. 건강 자체도 문제지만 성격이 난폭해지고 외모 때문에 왕따를 당하는 등 다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질병이기 때문이다. 상진초등의 경우 학급당 고도비만 학생이 1~2명, 과체중 학생이 5~6명 정도 있다. 노 선생님은 이들을 위해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체중을 관리해준다.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과 운동법을 알려주고 주 1회씩 체지방과 기초대사량도 측정한다.

“키 156㎝에 몸무게 80㎏인 여학생이 있었어요. 처음 체중관리를 시작했을 땐 소극적이더니 요즘은 친구를 데려와 줄어든 몸무게를 자랑할 정도로 적극적 성격이 됐죠. 관리에 들어간 지 3개월쯤 됐는데 벌써 8㎏이나 빠졌어요. 비만은 본인의 의지만 강하다면 얼마든지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병이랍니다.”

노 선생님은 어린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학부모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자녀의 건강에 효과적인 습관이나 음식은 선생님보다 부모님이 더 잘 아실 거예요. 문제는 동기 유발이죠. 아이가 자기 건강의 문제점을 스스로 느끼고 바꿔나갈 수 있도록 꾸준히 이끌어주세요.

노선생님이 추천하는 ‘튼튼 새 학기’ 대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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