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1 16:34:10
◆국어 ‘일상어 사용 능력’ 평가 중심
‘화이트데이(3월 14일)에 사탕을 하나도 못 받은 친구와 다퉜다면?’ 바뀐 5~6년생의 국어 교과서엔 이처럼 구체적 상황을 제시한 후 적당한 말이나 글로 표현해보는 활동이 많다. ‘실생활에서의 언어 구사 능력을 기른다’는 학습 목표에 따른 것이다. 매체를 활용한 부분도 늘었다. 교과서엔 없는 인터넷 게시글이나 신문기사가 여러 개 인용된 것. 대부분의 활동이 토론 위주인 것도 특징이다.
◆수학 정답보다 ‘왜’ 묻는 문항 증가
‘결과’보다 ‘개념’과 ‘원리’를 묻는 문항이 많아져 대체적으로 어려워졌다. 각 단원이 끝나면 학습자가 해당 수학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학습 내용을 다양하게 표현해보게 하는 활동도 포함됐다. 예를 들어 ‘합동’의 개념을 배웠다면 합동을 넣어 문장을 만들어보게 하는 식이다. 서술형 평가의 비중도 30%까지 늘어났다.
◆사회 한국사, 5학년 때부터 배운다
사회는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교과서 내용이 가장 많이 바뀐 과목이다. 이전(7차) 교육과정에서 6학년 1학기에 실려있던 한국사 부분이 모두 5학년으로 내려왔기 때문. 대신 5학년이 배웠던 지리와 일반사회 영역은 6학년 교과서로 옮겨왔다. 이 때문에 올해 6학년이 되는 어린이는 한국사를 배우지 못한 채 중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급히 6학년용 한국사 보충교재를 만들어 나눠주기로 했다.
정치 위주였던 기존 교과서와 달리 개정 사회 교과서는 생활·문화·인물에 초점을 맞췄다. 그림과 사진이 풍부해 교과서가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책처럼 보이는 게 특징. 다른 교과와의 연계를 강조한 단원 정리도 눈에 띈다.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소개되는 체험활동도 알차다. 예를 들어 빗살무늬 토기를 배웠다면 해당 단원 마지막엔 실제로 점토를 이용해 빗살무늬 토기를 만들어보게 돼 있다.
◆과학 학기당 1회 ‘자유탐구’ 신설
개정 교과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일명 ‘자유탐구학습’ 과정이다. 한 학기에 한 번씩 학생 스스로 정한 주제를 연구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활동이다. 과학과 다른 교과를 잇는 시도도 크게 늘었다. ‘달’에 대해 배웠다면 달과 관련된 노래를 부르고 달을 주제로 동시를 써보는 등의 활동이 덧붙여지는 식이다.
연수에 참가한 선생님들은 대부분 개정 교과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교과서 내용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강남교육청 연수 현장에서 만난 A 선생님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감(感)을 못 잡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연수 당일인 지난달 21일까지 바뀐 교과서를 받아보지 못한 상태였다. 교사의 학년과 반 배정이 뒤늦게 이뤄져 학생보다 교과서를 늦게 받아드는 사태가 발생한 것.
이런 사정은 서부교육청 소속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서부교육청 연수 현장에서 만난 B 선생님은 “서른 명 남짓의 학생을 대상으로 (개정 교과서가 요구하는) 창의성을 유도하는 소통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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