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계획하는 습관, 일기장으로 키우기
문소현양의 일기장 첫 장에는 일일계획표가 붙어 있다. 소현양은 매일 아침 일어나 엄마와 상의한 일과를 일기 앞장에 적은 뒤 하루를 시작한다. 주로 그날 읽을 책 이름이나 다녀올 체험학습장을 시간과 함께 간단히 적어 둔다. 어머니 강은진(37·서울 광진구)씨의 아이디어다.
"시간관리법을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아침엔 계획표 칸을 채우면서 시간을 조율하고, 저녁엔 일기를 쓰면서 아침에 세웠던 계획이 잘 수행됐는지 평가합니다. 점점 엄마가 시간 계획에 관여하는 비중을 줄여나가면서 스스로 시간을 계획할 수 있게 할 생각이에요."
소현양의 계획은 하루에 그치지 않는다. 방학 동안에 수행할 한 가지 목표 활동을 정해 기록장을 만들어 일기와 함께 엮었다. 그래서 소현양의 일기에는 독서록, 견학 및 체험활동 기록장 등이 모두 한 권으로 묶여 있다. 그동안에 다녀온 체험학습 자료가 모여 묵직해진 일기장을 볼 때마다 소현양은 행복하다.
◆못난 글씨, 네모 칸 공책 일기로 교정해요
박소민양은 반에서 손꼽히는 말괄량이였다. 호기심이 많아서 집중을 잘하지 못했고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기도 어려웠다. 작년 6월,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하루에 한두 줄 쓰는 일기도 한 시간 넘게 완성하지 못했다. 한 글자 써놓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거나 장난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소민양에게 변화가 생긴 것은 담임 송기정 선생님이 가르쳐 준 바른 글씨 쓰기 덕분이다. 송 선생님 반 아이들은 모두 선생님이 직접 만든 일기장에 일기를 쓴다. 한 면에는 그림 그릴 공간이, 나머지 한 면에는 글씨를 적을 네모 칸 공책이 마련돼 있다. 네모 칸 안은 격자로 나누어져 모음과 자음의 위치를 바르게 적을 수 있게 돼 있다. 다른 반 아이들은 모두 줄 공책에 일기를 쓴다.
소민양은 "반 아이들을 따라 글씨를 예쁘게 쓰고 싶어 하면서부터 일기 쓸 때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자세가 달라졌어요. 몸이 삐뚤어지면 글도 삐뚤어지니까요"라고 했다. 가끔 글씨연습 하려고 교과서를 베껴 적는데, 글씨를 천천히 쓰면서 책 내용도 더 찬찬히 보게 됐다.
일기를 쓰는 것에 재미를 붙인 소민양은 이제 책상에도 한 시간씩 곧잘 앉아 있는다. 글씨로 여기저기서 칭찬을 들으면서 공부에 자신감도 붙어 책 읽고 공부하는 시간도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