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30 16:29:04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에서 양 위원을 만났다. “할 일이 늘어나 어깨가 무겁다”던 그는 유소년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대번에 얼굴이 환해졌다. 30년 넘게 잡았던 방망이를 놓고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그의 이야기를 지면에 옮긴다.
-요즘 굉장히 바쁘시다고 들었습니다.
“대학이나 기업에 초청돼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했는데 강연이 재밌었는지 얼마 전부턴 하루 서너 개씩으로 늘어났습니다. (강연 장소 간) 이동 거리가 있어 어떨 땐 하루가 강연으로 시작돼 강연으로 끝나기도 합니다. 주제는 ‘위기에 맞선 담대한 도전’입니다. 선수 시절 겪었던 시련과 극복 과정을 주로 얘기합니다. 구체적 사례를 들어서요.”
“그러고보니 야구 해설을 제외하면 다른 일은 전혀 야구와 관련 없는 것들이네요. 하지만 제 나름대론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전 그 동안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즐겁게 야구를 해왔어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지요. 이젠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줄 때가 됐고,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그게 어떤 분야든 실천에 옮길 생각입니다.”
-지난해 개최된 양준혁 유소년 야구대축제도 그 ‘실천’ 중 하나인가요?
“맞아요. 은퇴 후 가장 먼저 한 일이기도 하지요. 어린이와 청소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야구 축제의 장’을 만드는 건 제 오래된 꿈이었어요. 막상 뚜껑을 열자 전국에서 60개나 되는 유소년 야구팀이 몰려들더군요. 그날은 일부러 치열한 경쟁을 피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모든 참가자가 방망이·글러브·공뿐 아니라 ‘웃음’을 준비물로 챙겨와야 했지요. (웃음) 다행히 다들 좋아해줘 제 기분도 최고였습니다. 올해도 지난해 같은 행사를 여름과 가을에 두 번쯤 열 생각입니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당일로 끝나는 행사 대신 1박 2일짜리 캠프 프로그램으로도 만들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