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7 16:21:21
김효정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간사는 “선발된 청소년 대부분은 단순한 호기심에 이끌려, 혹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덜컥 문신을 새긴 경우가 많았다”며 “자립하려는 의지가 있어도 늘 문신이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말했어요.
당장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선규 역시 문신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500만 원이 넘는 문신 제거 시술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고요.
청소년쉼터에서 지내는 청소년은 대부분 부모의 알코올 중독이나 폭력, 편애, 방임(放任·돌보거나 간섭하지 않고 제멋대로 내버려 둠) 때문에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내몰린 아이들입니다. 선규 역시 초등학교 5학년 때 ‘세상에서 가장 끔찍했던’ 집을 나왔습니다. 이혼 뒤 시작된 아버지의 폭력 때문이었죠. 이후 선규가 가출과 귀가를 반복하며 결석을 밥 먹듯 하자, 고교 2학년 때인 지난 2008년 5월 선생님과 아버지는 선규를 자퇴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선규가 홧김에 문신을 새긴 건 그 즈음이었어요. 선규에게 문신은 마음의 상처를 가리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주는 ‘보호색’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신으로 인해 받는 따가운 시선 때문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는 것조차 어려웠어요. 막다른 골목에 선 선규는 청소년쉼터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쉼터 선생님들은 선규를 사랑으로 감싸줬고 아름다운재단 ‘청소년 문신제거시술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줬어요.
선규의 문신을 지워준 건 아름다운재단 ‘소원우체통기금’의 힘이었어요. 소원우체통기금은 꿈과 희망을 품고 자라나야 하는 시기에 세상에 대한 실망을 먼저 배워버린 청소년의 소원을 들어주고, 그들이 다시 희망을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금이에요. 현재 1% 클럽 기부자 560명이 이 기금에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답니다.
청소년 문신제거시술 지원사업은 문신을 지운 청소년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마음의 상처도 지워주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어요. 문신 제거 시술을 받은 청소년들은 이후 자신의 몸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됐거든요. 뿐만 아니라 스스로 세운 자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생활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