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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욕심내지 않고, 한발 한발 다가설래요"

2011/01/24 09:48:32

이후 이은원 씨는 예술중학교인 예원학교를 거쳐 지난 2007년 고교 과정을 뛰어넘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그해 상하이발레국제콩쿠르에선 주니어 2위를, 이듬해인 2008년엔 바르나발레국제콩쿠르에서 주니어 3위에 입상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슬럼프(slump·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저조한 상태가 계속되는 일)가 찾아왔다.

“2008년 겨울, 연습 중 무릎을 다쳐 8개월 정도 발레를 쉬었어요. 스트레스가 많았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발레→ 집→ 발레→ 집’만 반복하며 지내다 보니 발레가 지겨워졌나 봐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연습하니 몸이 더 굳어져 부상을 당한 거죠. 당시엔 ‘기회는 이때다’ 싶어 실컷 놀았어요. 아르바이트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그런데 이내 발레가 그리워지더라고요.”

부상을 거치며 슬럼프를 극복한 이 씨는 다시 학교로 돌아와 열심히 재활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7월, 국립발레단 인턴단원이 됐다. 정단원 오디션을 통과한 건 3개월 만인 그해 10월이었다.

이은원 씨의 목표는 ‘세계적 발레리나’가 아니다. “벌써부터 거창한 목표를 정해놓고 앞만 보며 달리고 싶진 않아요. 소신껏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발레를 ‘즐기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유명한 발레리나가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다 해도 행복할 것 같아요.”

그는 소년조선일보 독자들에게 “발레를 취미로 배워보라”고 권했다. “흔히 발레는 전공자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반인이 취미로 즐기기에도 참 좋아요. 특히 어린이가 배우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죠. 음악성과 리듬감을 길러주고 자세를 곧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체형도 예뻐지거든요. 참, 요즘 어린이에게 부족한 인내심을 키우는 데도 딱 이에요.”


지젤(Giselle)

프랑스 작곡가 A.C.아당의 2막 발레 음악을 바탕으로 한 작품. 1841년 프랑스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처음 공연됐다. 아름다운 시골 처녀 ‘지젤’이 귀족 청년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져 죽은 뒤 유령이 돼 나타난다는 내용. 국립발레단이 9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선 국내 최초로 초연 당시의 안무를 고스란히 되살려낼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젤 역엔 이은원 씨를 비롯해 김주원·김지영이, 알브레히트 역엔 김현웅과 이동훈이 각각 캐스팅됐다. 다음달 24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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